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팬택 채권단은 지난 1일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정 결의하고 워크아웃 개시를 공식 통보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앞서 지난달 31일 "산은을 비롯해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의 동의로 워크아웃 요건(채권액 비율 기준 75% 이상이 동의)을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의 채권비율은 41.2%, 우리와 농협은 각각 30.8%, 14.9%다.
팬택은 구사일생으로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앞으로도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지속되고 있는 자금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협력사에 밀린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팬택 협력업체들은 지난달 31일 5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연체에 들어갔다.
결국 채권단의 신규 자금지원이나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최소 의무구매가 이뤄져야 하지만 채권단과 이통사 모두 추가 지원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지원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고 이통사 역시 이미 팬택 재고가 70만대가량 쌓인 상황에서 추가로 구매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 등 외부 환경도 팬택의 회생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하나은행의 의결권 비중은 각각 3%, 2.5%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들이 채권단에서 빠지게 되면 나머지 채권단이 팬택의 청산가치에 따라 채권액을 일정 부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팬택의 유동성 위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연쇄 이탈도 우려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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