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가장 공들인 전술은 측면을 활용한 공격 전개다. 발이 빠르고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활용해 체격과 기술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좌우 날개 공격수는 물론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과 크로스가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막내인 손흥민(22·레버쿠젠)만이 제 몫을 다한 상황에서 답답한 공격의 실마리는 없었다.
기대했던 측면 공격의 부진은 선수 구성 단계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윤석영(24·퀸스파크 레인저스)은 실전 감각 부재에 대한 우려를 만회하지 못했다. 크로스는 정확하지 않았고,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 대체 자원인 박주호(27·마인츠)도 발가락 염증 수술 이후 공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할 여력이 없었다. 2선 공격진인 지동원(23·도르트문트) 역시 드리블 돌파나 크로스를 위한 적임자는 아니었다. 문전을 향해 공을 몰거나 공간을 침투해 슈팅하는 것이 주 임무다. 손흥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역할에 경기력마저 떨어져 활약이 미미했다.
오른쪽 날개는 믿었던 이청용(26·볼턴)의 부진이 뼈아팠다. 발재간이 좋고 크로스 능력을 갖춘 그는 러시아와의 경기 이후 회복이 더뎌 부상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가볍지 않은 몸놀림에 장기인 패스 연결마저 부정확해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측면 수비수 이용(28·울산)도 공격 가담에 이은 크로스가 장점이지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애매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에서도 자주 문제를 노출했다. 그를 대체할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도 부상으로 오랜 공백이 있었고, 가나와의 평가전(0-4 패)에서 뼈아픈 실수를 해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잃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