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2017년 홍콩 행정 수반을 뽑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은 지금까지 간선제로 선출됐지만, 2017년부터 제도가 직선제로 전환된다. 그런데 후보자 추천방식을 놓고 홍콩 시민운동단체와 중국 당국과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조셉 얌(林志剛) 전 홍콩금융관리국(HKMA) 총재는 "홍콩 정치 발전이 중국 중앙정부 지도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줄 경우 홍콩이 중국의 최대 금융 중심지라는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국제적 금융활동을 수행하는데 홍콩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갖고 있지만, 홍콩의 정치 발전이 중국 정부의 홍콩 금융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매우 후회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진정한 직선제를 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불법이라고 치부하는 중국 정부의 태도에 이례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영문판 자매지 글로벌타임스가 이번 비공식 시민투표에 대해 '불법'이라고 표현하며 "아무리 불법 투표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중국 13억 인구에는 못 미친다"고 보도한데 대해 렁 장관은 "중국인과 홍콩인을 대립적 각도에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몇 명의 시민이 투표에 참여했든지 간에, 다수의 홍콩시민들이 직선제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직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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