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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은 '安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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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력정치인을 언급할 때 이름이 아닌 영문이니셜로 부를 때가 있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 JP(김종필 전 총리) 등.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잠시 이 같은 영문 이니셜이 등장하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성씨(姓氏)만으로 특정 정치인을 표시하는 사례가 많다.

가령 신문 기사 제목에 朴 “더 이상 비극 없어야”라고 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朴은 박근혜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 또한 같은 문장에 朴 대신 文자가 있다면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언했음을 떠올린다. 또한 安자가 쓰여 있다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뜻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처럼 성씨만으로 특정인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해당 성씨를 쓰는 정치인 가운데 대표적인 정치인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안희정 새정치연합 후보가 충남지사 재선에 성공했다.(사진:안희정 공식 홈페이지)

▲안희정 새정치연합 후보가 충남지사 재선에 성공했다.(사진:안희정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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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安이 안철수 공동대표만을 의미하는 지는 좀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충남지사도 安이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잠룡으로서의 지위를 분명히 했다. 안 지사는 대권을 향한 포부를 굳이 감추지도 않았다. 그는 지방선거 출마 직후에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제 나름의 확신이 든다면 그 다음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인물론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을 수도 있지만, 최고 권력을 향한 의지를 감출 필요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과거 대선에서 현재의 야당이 승리할 경우는 모두 충청권의 표심을 얻었을 때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연합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통해 충청인의 표심을 얻어 대통령이 됐다. 이같은 표계산은 충청 출신인 안 지사가 가지고 있는 전략적인 가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 정치의 스윙지역(특정 정당의 우세가 두드러지지 않으며 선거 때마다 지지정당이 달라지는 지역)인 충청도에서 안 지사가 지역인물론을 등에 업고 표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대선 필승공식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안 지사가 대선가도에 나설 경우 안철수 공동대표가 경쟁상대가 될 것이다. 부산출신인 안철수 공동대표는 최근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차기 대선 구도에서 빼놓고 갈 수 없다. 안 공동대표는 영남권에 표 확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젊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형성되어 있는 점이 강점이다.
두 정치인 모두 궁극적으로 대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두고 야당에서는 安-安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 대결의 승자가 신문 지면의 安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한자 安은 ‘편안하다’ ‘즐거움에 빠진다’ ‘안전하다’ 등의 뜻이 담겨 있다. 안 공동대표와 안 지사 두 사람 가운데 安의 주인공은 누가 더 국민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 또 안심하고 나라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질 수 있을지에 달릴 전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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