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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기성용·이범영 전지훈련 불참…왜?

최종수정 2014.06.04 09:14 기사입력 2014.06.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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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전지훈련

축구대표팀 전지훈련


[마이애미(미국)=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5)이 전지훈련의 강도를 높이면서 태극전사들의 몸 상태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대표팀이 4일차 훈련을 진행한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골키퍼 이범영(25·부산)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42)은 취재진 브리핑을 열고 "기성용과 이범영이 미열과 감기 증상으로 훈련에 불참한다"고 했다. 그는 또 "무리하게 훈련할 경우 열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무진의 판단에 따라 두 선수는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이청용(26·볼턴)과 측면 수비수 이용(28·울산)이다. 훈련장에 도착할 때부터 긴팔과 바지를 입고 나온 이들은 준비 운동과 미니 패스 훈련에만 참석한 뒤 후반부 연습 경기 때는 벤치에 앉아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조 팀장은 "두 선수도 피로를 느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도 훈련 도중 두 차례나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해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는 홍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스무 시간 넘는 비행을 거쳐 마이애미에 입성한 뒤 하루만 쉬고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보다 13시간 늦은 시차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으나 수비 조직력과 공격 전개에 초점을 맞추고 전술 훈련을 강행했다. 2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원터치 패스와 공간 침투를 위해 쉴 새 없이 경기장을 뛰어다닌다. 초반 20분이 지나면 대부분 숨찬 표정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여기에 실전 경기를 방불케 하는 연습 경기와 세트피스(프리킥, 코너킥 등) 훈련까지 한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49)은 "선수들이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고, 장거리 이동의 피로도 남아있을 것"이라며 "3-4일 째가 특히 힘든 시기인데 훈련의 강도마저 높아 몸에 무리가 온 것 같다"고 했다.

축구대표팀 이청용(왼쪽)과 이용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동료들을 지켜보고 있다.

축구대표팀 이청용(왼쪽)과 이용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동료들을 지켜보고 있다.


변덕스런 날씨도 선수들을 힘들게 한다. 마이애미의 6월 낮 최고기온은 평균 30.9도, 습도는 70% 이상이지만 대표팀이 훈련을 시작한 초반 이틀을 제외하고는 낮 기온이 25-26도 대에 머물고 있다. 하루 서 너 차례씩 폭우가 쏟아지다 그치기도 한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8일)이 열리는 브라질 쿠이아바(31도)와 기후가 비슷해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이 반대다. 선수들은 홍 감독의 지시에 따라 숙소에서 에어컨을 틀지 않고 긴팔을 착용하는 등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쓰고 있지만 환경 변화에 적응이 쉽지 않다.
늦은 예방접종의 후유증일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고로 황열과 A형 간염, 장티푸스 등의 백신을 맞았다. 브라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안내에 따르면 황열 예방접종자 가운데 10~25%에서 두통·미열·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접종 뒤 사흘 동안은 격렬한 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항체가 형성되려면 열흘 정도 시간이 걸린다. 조 팀장은 "예방주사의 후유증도 있겠지만 강도 높은 훈련과 환경 변화가 의료진이 판단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5일 비공개 훈련을 계획했으나 선수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 휴식을 갖기로 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지동원(23·도르트문트)은 "날씨가 좋지 않아 컨디션 관리가 힘들다고 걱정하지만 다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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