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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심해는 얕은 바다와 달라…논란 계속되면 수색 늦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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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2시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바지선 언딘리베로 호(號).

▲26일 오후2시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바지선 언딘리베로 호(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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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심해는 얕은 바다와 다릅니다. 전문적 다이버가 아니면 100% 안전사고가 나요. 자꾸 이런 논란이 계속되면 작업이 늦어집니다. 시간 허비하는 거죠. 실종자 가족들도 직접 보시고선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잘 부탁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에서 구조·수색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이빙 벨·민간 잠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구조작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오후 2시께 해양경찰청 소속 경비정 'P-79호'를 타고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에 도착했다. 30~40여척의 선박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바지선 '언딘 리베로 호(號)'가 수색작업을 위해 자리하고 있었다. 사고 발생 11일째인데도 수색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실종자 가족들이 희망을 걸고 있는 '다이빙 벨'의 작업 투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걸까. 이에 대한 답변을 바지선 위에서 들어봤다.

◆논란 속 '다이빙 벨·민간잠수사' 효용성은 있나=먼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40분~1시간20분 연속 작업'을 호언장담했던 다이빙 벨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관계자들의 답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김판규 해군 인사참모부장(소장)은 "그다지 효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맹골수도의) 수심에도 적합하지 않다"면서 "실제 어제 들어오려면 선체 위, 함수 쪽에 계류하라고 했는데 날씨가 좋지 않다며 시도도 못 하고 회항해 버렸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현장에서 작업을 총괄한다는 언딘 측 홍우영씨도 "효용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작업하다 다이빙 벨에서 쉬는 시간도 잠수시간에 포함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들의 수색에 대해서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였다. 김 청장은 "투입됐던 민간 잠수사 중 2명은 수중 20m까지 들어갔다가 빠른 유속 등을 이유로 못하겠다며 가 버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때문에 원래 민간이 수색하기로 했던 선수 부분을 해경 등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심해 잠수에는 전문적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스쿠버 자격만으로는 수색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점점 늦어지는 실종자 수색, 왜 그런가=점차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실종자 수색작업에 대해서 김 청장은 "초기 수습 속도가 빨랐던 것은 주로 창문 쪽에 있는 실종자들을 창을 깨고 들어가 구조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4층 다인실을 위주로 수색하고 있는데 부유물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고에 의하면 물에 젖은 카페트 때문에 격실 진입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시계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유물들까지 잠수사들의 수색은 물론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수 해경 경감도 "오전 11시35분부터 5개조로 나눠 총 10명이 4층 선수에 진입했지만 부유물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지금 유속이 1.2노트(약 2km/h)로 규정상 수색이 불가능한 속도지만, 무리해서라도 구조작업을 진행해 선수부분을 집중 공략 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첨단 장비의 집합체…그러나 수색은 오로지 잠수사의 손끝으로=특히 실종자 수색에 대해서는 첨단 장비·기술보다 잠수사의 손끝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있었다. 김 청장은 "가시거리가 20cm도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직접 들어가 손으로 실종자를 찾아낸다. 여기엔 특별한 장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실제 수색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동수(41) 해경 경장도 "물 속에서는 손목시계도 확인이 안 될 정도고, 보고 '사람이구나' 하고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유물을 치울 시간도, 힘도 없어 비집고 들어가 희생자를 인양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잠수사들의 건강 역시 점차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잠수사 6명이 마비와 답답함을 호소하며 2시간30분~3시간에 달하는 치료감압을 받은 상황이다. 한 해군 중령은 "규정상 40m가 넘는 심해에선 30분 이상 잠수하면 안 된다"면서 "이를 넘긴 잠수사의 경우 잠수병의 우려가 있어 감압 챔버를 이용한 감압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감압치료를 받으면 18~24시간 동안 재투입이 금지되지만, 지금 잠수사들은 감압치료를 받고도 하루 2~3회까지 수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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