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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임창용…'돌' 빠진 자리 '뱀'이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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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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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뱀직구'는 어디 가지 않았다. 임창용(38ㆍ삼성)도 달라지지 않았다.

임창용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8-8로 맞선 10회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네 타자에게 공 열한 개를 던져 볼넷 없이 삼진 한 개를 잡았다. 10회말 최형우(31)의 끝내기안타로 팀이 9-8로 승리하며 시즌 두 번째 승리(2세이브)도 따냈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가장 빠른 공은 시속 146km였다.
이 경기는 임창용이 지난 13일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후 출전한 다섯 번째 경기였다. 임창용이 마무리로 뛰며 오승환(32ㆍ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공백을 메우면서 삼성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임창용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안지만(31)이 맡았을 역할이다. 안지만은 지난해 22홀드로 이 부문 3위에 오른 구원전문이지만 전문 마무리는 아니다.

임창용은 마무리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안다. 1998년(34세이브)과 1999년(38세이브), 2004년(36세이브)에는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1995~1998년 해태ㆍ1999~2007년 삼성) 열세 시즌을 뛰며 534경기 104승 66패 168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삼성에서 뛰는 동안 2002년과 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즐거운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2008년 일본으로 건너가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더니 2012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그 때도 전문 마무리였다. 임창용은 국내로 돌아오면서 "(류중일) 감독과 팀 동료들에 믿음을 주고 싶은 생각 뿐"이라고 했다. 삼성은 임창용의 실력과 경험을 높이 평가해 연봉 5억원에 계약했다.
임창용[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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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임창용의 어깨는 여전히 뜨겁다. 그는 '직구 투수'다. 공에 회전을 많이 걸어 던지는 그의 직구는 타자 앞에 이르러서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 손을 옆으로 내려 던지는 투구자세 때문에 임창용의 직구는 낮게 깔려서 들어간다.

공을 던지는 팔 동작도 간결하고 빠르다. 몸이 좋을 때는 빠르기가 시속 150㎞를 넘기 때문에 타자들이 쉽게 치기 어렵다. 타자가 노림수를 가지고 공 하나만 겨냥해서 타석에 들어간다면 물론 얘기가 다르다. 타자도 물론 직구를 치려고 벼를 것이다. 그러나 임창용은 가끔 변화구를 던져 헛방망이질을 시키기도 한다. 그는 직구뿐만 아니라 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거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골고루 던진다.

삼성의 김태한(45) 투수코치는 "(임창용은) 과거 한국에서 뛸 때 힘을 위주로 상대를 제압하는 투구를 했다. 이제는 일본과 미국에서 경험을 쌓아 완숙해졌다"며 "변화구도 훨씬 좋아졌고 투구 자세를 바꿔 타자의 호흡을 뺏기도 한다"고 했다.

나이가 있으므로 문제는 체력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 임창용의 몸 상태는 최고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괌과 애리조나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장거리 달리기와 자전거타기 등 하체 운동을 많이 했다. 한창 때 못지 않은 훈련량으로 몸을 만들었고, 그 결과 시카고 컵스에서 훈련할 때는 직구의 빠르기가 시속 153㎞까지 올라갔다. 류중일 삼성 감독(53)도 "(임창용의) 몸 상태가 좋다. 기회가 오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했다.

임창용의 체력이 시즌을 마칠 때까지 유지된다면 삼성의 뒷문을 쉽게 열기 어렵다. 마무리투수가 던지는 공 한 개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다 잡은 승리를 놓칠 수도 있다. 임창용이 전략 이탈 없이 구원진에 머무르는 것은 삼성 입장에서 중요한 일이다.

임창용은 낙관만 하지 않는다. 작은 허점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긴장된 상황에서 등판하고 매일 던질 수도 있기에 체력이 달릴 수 있는 위험은) 마무리투수의 숙명이고 감당해 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팀 상황이 좋지 않은 때는 쉴 때도 있다.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대처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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