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더이상 물러날 곳 없어진 쌀 개방…정부 "고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WTO, 필리핀 쌀 수입 추가면제 부결
한국 쌀 시장 개방 유예 가능성 줄어
쌀 의무수입물량, 소비량의 9%‥증량 어려워
"관세화 받아들이고 관세율 높여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올해 가장 큰 통상현안인 쌀 시장 개방 문제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우리와 유일하게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쌀 관세화 유예를 하고 있던 필리핀이 추가 면제(waiver)에 실패하면서 국내 쌀 시장 개방 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통상 당국은 더 이상 의무수입물량을 늘릴 수도 없다는 점에서 해법이 마땅치 않아 고심 중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WTO에서 필리핀 쌀 관세화 의무 추가면제 요청이 부결되면서 우리 역시 쌀 시장 개방을 유예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쌀 생산량이 부족하고 쌀 수입량이 많은 필리핀은 의무수입물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데 반해 우리는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의무수입물량이 국내 소비량의 9%에 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무수입물량을 대폭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 1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했고, 다시 2004년 10년간 이를 연장했다. 대신 그 대가로 쌀 의무수입물량을 늘려왔다. 쌀 의무수입물량은 1995년 5만1000t에서 2005년 22만6000t, 올해는 40만9000t으로 늘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관세화로 쌀 시장을 개방하면 농업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며 반대하고 있다. 값싼 수입쌀이 밀려들어오고 시장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식량 자급률이 급격히 낮아져 '식량 주권'을 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더 이상 쌀 수입량을 늘리면 쌀 가격을 흔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이번 협상에서 의무수입물량은 2.3배나 늘리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소용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협상카드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일 산업부가 개최한 통상교섭 민간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 같은 쌀 개방 분위기를 인정하고 관세화하는 대신 국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주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필리핀이 의무수입량을 대폭 늘렸지만 여러가지 추가 요구사항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 웨이버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입물량이 남아도는 우리는 물량을 늘릴 수도 없기 때문에 관세화를 받아들이는 전략으로 관세율을 높이는데 협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