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복지·안보 지향점 안철수측과 비슷한 입장
-정강정책분과 민주당측 위원장으로서 '중도적 색깔' 주목돼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분과 위원장(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선언 후 '정책 결정' 최전선에 배치된 그는 기존 틀을 깨고 아예 새로운 틀을 짜고 있다. 최근 안철수 역풍까지 불러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 초안에 6ㆍ15 공동선언 등이 빠진 것 역시 그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변 위원장의 정치 성향은 정통 민주당의 그것과는 다르다. 오른쪽이란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우측 깜빡이'로 불린다. 중도적인 정책을 선호하는 김 대표와 호흡이 잘맞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가 올해 초 북한인권법과 성장, 분배 등을 거론하며 우클릭을 시도했을 때 변 위원장의 모습도 언론에 자주 노출됐다. 김 대표가 올 초 신년 기자회견 후 지방선거 전략을 공개할 때도 변 위원장은 옆 자리를 지켰다. 때문에 김 대표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그를 당의 핵심인 정강정책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안철수의 '중도' 색깔을 통합신당에 담아내는 데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지와 안보 부분에서도 그의 견해는 기존 민주당 노선과 달리 한다.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과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변 위원장은 '중(中)부담-중(中) 복지'를 거론해 당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중부담-중복지는 민주당의 정강인 보편적 복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오히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 정강에 가깝다.
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민주당의 핵심가치인 햇볕정책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변 위원장은 올해 초 "과거 햇볕정책은 대북 교류ㆍ대화와 지원을 통해 북한을 개혁ㆍ개방의 길로 나오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북은 핵을 개발했다"며 "상황이 바뀐 이상 대북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재구성을 역설했다.
이 같은 그의 우클릭 성향은 최근 역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6ㆍ15공동선언과 10ㆍ4 공동선언을 신당의 정강ㆍ정책에 넣지 않은 것이 친노진영뿐 아니라 야권 원로들의 반발을 불러 온 것이다. 초안이 공개된 후 논란이 일자 변 위원장은 "이미 양측 위원장끼리 합의해서 그대로 반영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6ㆍ15, 10ㆍ4선언'이란 표현이 정강정책에 구체적으로 명시되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변 위원장이 모든 정책에 대해 '우클릭'을 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 정강과 정책에 명시되지 않은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한 표현을 쓰면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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