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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와 전쟁' 시작한 최양하 한샘 회장…공룡 잡는 법 알고 있다

최종수정 2014.03.10 11:00 기사입력 2014.03.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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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부터 준비, 42조 맞선 1조기업 투지…대형매장 20개 오픈, 디자인 승부수

'이케아와 전쟁' 시작한 최양하 한샘 회장…공룡 잡는 법 알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연매출 42조(兆)원, 가구공룡 '이케아(IKEA)'에 1조원 기업이 도전장을 던졌다. 가구업계 최고 장수 CEO인 최양하 한샘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케아를 넘어 '10조 기업'으로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국에 20개의 대형 매장(플래그숍)을 내고 이케아에 대응하겠습니다."
최근 최 회장은 이케아와 정면으로 맞붙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가구업계가 이케아 후폭풍에 떨고 있는 가운데, 한샘은 우려 대신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한샘은 오는 2020년까지 전국 대도시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에 15개의 플래그숍을 내고, 장기적으로 20개까지 플래그숍을 늘릴 예정이다.

플래그숍은 한샘이 국내에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가구와 생활용품을 대형매장에서 한 번에 구매하고 제품보다는 인테리어 중심으로 가구를 배치하는 등 파격적 시도로 국내 가구업계에 돌풍을 불러왔다. 한샘이 이케아 대항마로 불리는 것도 이같은 변화를 주도해 국내 가구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데 따른 것이다.

20년 전만 해도 한샘은 부엌가구 전문 업체에 불과했다. 지금은 가구는 물론 인테리어ㆍ생활용품ㆍ자재까지 판매한다. 일반 가구회사들이 침대나 주방가구, 소파 등 개별 가구를 판매할 때 최 회장은 공간과 인테리어를 판매한다는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경쟁업체들도 한샘의 판매 콘셉트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한샘 안팎에서는 최양하 회장이 대표이사로 나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환골탈태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한다. 최 회장은 지난 1994년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한 이후 1997년부터 한샘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첫 플래그숍인 방배점을 설립한 것도 이때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기 십수년 전부터 이케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오너 경영인 가구업계에서 전문경영인인 최 회장의 존재는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1세대 경영자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2세 경영자에게 승계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한샘처럼 성장을 거듭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한샘 오너인 조창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바탕이 됐다. 최 회장을 믿고 경영을 맡긴 조 회장은 2세 승계 움직임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자녀들의 지분도 1% 내외에 불과하다.

지난 1월로 대표이사 취임 20년을 맞은 최 회장은 한샘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최근 권영걸 서울대 교수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했다. 향후 '디자인 기업'으로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한샘 가구는 합리적이고 튼튼하지만 디자인 정체성은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발표하고, 이케아와 맞설 새로운 동력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1600명의 직원들이 공유할 '비전 북'도 연내 발간된다.

최 회장의 목표는 이케아를 넘어 이케아와 홈데포(미국의 건축자재 회사)가 결합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기자들과 사석에서 만날 때마다 "(매출)1조원을 넘어 10조원, 10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삼성전자같은 기업이 가구업계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다닐 정도다. 그에게 있어 이케아는 '최종 목표'가 아닌 넘어야 할 벽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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