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2017년에는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해법으로 내놓은 것은 바로 R&D 분야에 대한 투자 강화. LG화학은 지난해 R&D분야에 45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1% 증가한 59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이 지금까지 국내 화학산업을 이끌어오면서 소재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R&D"라며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앞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가 강한 세계적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세상에 백락이 있어야 천리마도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면 재능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박 부회장은 그 자신 스스로가 천리마, 즉 인재를 알아보는 백락이 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 본인이 직접 해외 인재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서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 부회장은 "내 경영사전엔 '고객'과 '인재' 딱 두 사람만 있는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며 "인재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LG화학은 '사회와 함께 숨 쉬는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바로 '안전환경'. 그는 "공장에서 업무 회의 전에는 반드시 '안전훈(訓)을 제창하고 시작한다"며 "안전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부회장의 신념 아래 LG화학은 투자 활동 중 안전환경 관련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안전환경분야에 9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올해는 이보다 56%가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지난달 본사 안전환경조직을 임원급으로 격상시키고 진단을 전담하는 팀도 신설했다.
박 부회장은 올 한해도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산업 현장도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1947년 설립 이래 숱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해 온 저력과 2만2000명 우리 임직원들의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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