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에 7만5000원 초저가, 지방골프장은 투어상품으로 간신히 연명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1박2일'이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한 공중파 방송의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타이틀이 아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지방 골프여행 패키지다.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해외골프투어를 판매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한겨울에도 장사(해외골프투어)가 안된다"며 "국내 지방골프장의 그린피가 워낙 낮다보니 저가형 해외 골프투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했다.
1박2일은 시즌 내내 인기다. 10만원대면 36홀을 치고,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10만원이하도 있다. 전남 고창은 7만5000원이다. 물론 평일이지만 36홀 그린피와 2인실 기준 숙박, 조식 1회까지 포함돼 있다. 골퍼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기 위해 '묶음 패키지'도 있다. 인근지역에서 코스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성과 디오션, 블랙밸리와 파인밸리, 파인리즈와 썬밸리, 무안과 함평다이너스티 등과 같이 코스를 넘나들 수 있다.
골프장들이 '을'이라는 것도 이채다. 1박2일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업체들을 모시는 일명 '팸투어(사전답사)'도 연다. 1박2일이 그만큼 입장객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영업 수단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수민 엑스골프 홍보팀장은 "수도권에서는 파인밸리와 골든비치 등 강원도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아 인기"라며 "날씨 등 기후 여건을 감안한 골퍼들은 전라도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해 지방골프장의 입장객 현황을 살펴보면 패키지 의존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라도의 G골프장은 연간 총 팀 수 대비 패키지 예약률이 75%에 달했고, 강원도 P골프장은 무려 87%에 이르렀다. "외지에서 오는 골프투어가 없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뱉는 까닭이다. 지방골프장일수록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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