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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초저가 패키지 전성시대"

최종수정 2014.02.04 10:07 기사입력 2014.02.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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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에 7만5000원 초저가, 지방골프장은 투어상품으로 간신히 연명

 1박2일 골프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엑스골프는 장거리 이동용 밴까지 운행하고 있다.

1박2일 골프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엑스골프는 장거리 이동용 밴까지 운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1박2일'이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한 공중파 방송의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타이틀이 아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지방 골프여행 패키지다.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해외골프투어를 판매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한겨울에도 장사(해외골프투어)가 안된다"며 "국내 지방골프장의 그린피가 워낙 낮다보니 저가형 해외 골프투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했다.
실제 국내 최대 규모의 부킹사이트인 엑스골프에서는 '장박투어'라는 독특한 상품까지 내걸었다. 전남 보성에서 짧게는 2박3일, 최대 5박6일까지 진행한다. 가장 긴 5박6일짜리는 무려 6라운드 108홀이다. 비용도 싸다. 골프텔 숙박과 조식까지 포함해 최저 39만8500원부터 시작된다. 굳이 비싼 항공료와 비행시간을 들여가며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1박2일은 시즌 내내 인기다. 10만원대면 36홀을 치고,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10만원이하도 있다. 전남 고창은 7만5000원이다. 물론 평일이지만 36홀 그린피와 2인실 기준 숙박, 조식 1회까지 포함돼 있다. 골퍼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기 위해 '묶음 패키지'도 있다. 인근지역에서 코스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성과 디오션, 블랙밸리와 파인밸리, 파인리즈와 썬밸리, 무안과 함평다이너스티 등과 같이 코스를 넘나들 수 있다.

골프장들이 '을'이라는 것도 이채다. 1박2일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업체들을 모시는 일명 '팸투어(사전답사)'도 연다. 1박2일이 그만큼 입장객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영업 수단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수민 엑스골프 홍보팀장은 "수도권에서는 파인밸리와 골든비치 등 강원도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아 인기"라며 "날씨 등 기후 여건을 감안한 골퍼들은 전라도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영남권 골프장은 그러나 패키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 골프인구만으로도 골프장이 꽉 차 제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오히려 값이 싼 호남 쪽으로 투어를 가는 실정이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에서 매주 관광버스 4대가 전남과 전북 골프장으로 이동한다"고 귀띔했다. 1대당 25명이면 100명이 1박2일 골프여행을 가는 셈이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해 지방골프장의 입장객 현황을 살펴보면 패키지 의존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라도의 G골프장은 연간 총 팀 수 대비 패키지 예약률이 75%에 달했고, 강원도 P골프장은 무려 87%에 이르렀다. "외지에서 오는 골프투어가 없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뱉는 까닭이다. 지방골프장일수록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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