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이고 고효율 코스관리 시급, '묶음식' 관리도 해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장의 근간은 역시 코스다.
보통은 코스 설계나 관리 상태에 따라 명문의 척도를 가늠한다. 하지만 대다수골프장들은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하염없이 돈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 관련업계에서는 코스관리에 연간 홀 당 1억원이 투입된다고 본다. 18홀 규모에 연간 10억~12억원 선을 들이는 수준이다.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여기에 장비 유지관리비, 비료와 약제 등이 더해진다.
문제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다른 잔디를 경험할 수 없다는 대목도 한계다. 페어웨이는 한국 잔디와 양잔디, 크게 딱 두 가지 뿐이다. 한국형 잔디는 관리비용이 적고, 초보골퍼가 좋아한다. 양잔디는 반면 유지비가 높지만 고수들이 선호한다. 명문을 내세우는 골프장에서 고집하는 까닭이다. 그린은 대부분 벤트그래스다.
이 교수는 "미국 최고의 코스로 꼽히는 페블비치 그린은 한국에서는 잡초로 뽑아버리는 포아애뉴아, 일명 세포아풀을 사용하는 등 골프장마다 잔디가 서로 다르다"며 "한국에서는 골퍼들이 다양한 잔디에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기회가 없다"고 아쉬움을 더했다. 코스도 대부분 천편일률적이다. 한국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자연 그대로 조성한 미국의 베스트코스들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겨울에도 잔디를 쉬게 할 겨를이 없이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국내 골프장 실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성수기에는 그나마 그린이라도 지키기 위해 투그린이라는 기형적인 형태가 아직도 남아있다. 주먹구구식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묶음식 관리'도 필요하다. 스카이72가 4개 골프장 72홀을 동시에 관리해 장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듯이 지역별로 가까운 골프장들끼리 제휴하는 방법도 모색할 때가 됐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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