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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기본은 코스 차별화~"

최종수정 2014.01.28 10:17 기사입력 2014.01.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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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줄이고 고효율 코스관리 시급, '묶음식' 관리도 해법

 마케팅에 앞서 차별화된 코스관리가 골프장의 생존을 위한 선결과제다.

마케팅에 앞서 차별화된 코스관리가 골프장의 생존을 위한 선결과제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장의 근간은 역시 코스다.

보통은 코스 설계나 관리 상태에 따라 명문의 척도를 가늠한다. 하지만 대다수골프장들은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하염없이 돈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 관련업계에서는 코스관리에 연간 홀 당 1억원이 투입된다고 본다. 18홀 규모에 연간 10억~12억원 선을 들이는 수준이다.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여기에 장비 유지관리비, 비료와 약제 등이 더해진다.
사실 그동안 거품도 많았다. 미국 미시건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거친 뒤 미국골프협회에서 코스관리 업무를 담당한 이상국 호서대 교수는 "잔디에 병이 생기면 약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국내 골프장은 과거 관리업체의 요구에 따라 필요이상 비싼 비료를 썼다"며 "이 또한 고비용 구조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물론 지금은 경험이 축적돼 거품이 상당히 빠졌다.

문제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다른 잔디를 경험할 수 없다는 대목도 한계다. 페어웨이는 한국 잔디와 양잔디, 크게 딱 두 가지 뿐이다. 한국형 잔디는 관리비용이 적고, 초보골퍼가 좋아한다. 양잔디는 반면 유지비가 높지만 고수들이 선호한다. 명문을 내세우는 골프장에서 고집하는 까닭이다. 그린은 대부분 벤트그래스다.

이 교수는 "미국 최고의 코스로 꼽히는 페블비치 그린은 한국에서는 잡초로 뽑아버리는 포아애뉴아, 일명 세포아풀을 사용하는 등 골프장마다 잔디가 서로 다르다"며 "한국에서는 골퍼들이 다양한 잔디에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기회가 없다"고 아쉬움을 더했다. 코스도 대부분 천편일률적이다. 한국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자연 그대로 조성한 미국의 베스트코스들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미국골프협회에서 시카고지역 골프장 컨설팅을 맡았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한 유명 골프장의 코스관리팀장이 갑자기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채 호스를 어깨에 메고 뛰어나가더니 그린에 물을 주더라"며 "노련한 전문가가 자식같이 잔디를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그 골프장이 왜 유명하게 됐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한겨울에도 잔디를 쉬게 할 겨를이 없이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국내 골프장 실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성수기에는 그나마 그린이라도 지키기 위해 투그린이라는 기형적인 형태가 아직도 남아있다. 주먹구구식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묶음식 관리'도 필요하다. 스카이72가 4개 골프장 72홀을 동시에 관리해 장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듯이 지역별로 가까운 골프장들끼리 제휴하는 방법도 모색할 때가 됐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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