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영업이익률 -7.5% 최악, 그린피 대폭 인하 등 '출혈경쟁'으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한숨이 깊다.
수도권 골프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지방으로 갈수록 적자폭이 더 크다. 시쳇말로 "상투 잡고 문을 연" 골프장들은 개점휴업을 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실정이다. 프로골프대회를 유치해서 이름을 알리고, 그린피를 대폭 내려 문턱을 낮췄다. 요즈음에는 그래도 1박2일짜리 저가 골프여행 패키지로 버티고 있다. 지방골프장은 그야말로 '서바이벌게임' 이다.
국내 골프장은 현재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원사 기준으로 인천을 포함한 경기도에 103개의 골프장이 밀집해 있다. 수도권 다음으로 영남권이 50개로 많고, 충청도가 37개다. 강원도 30개, 호남과 제주는 각각 24개와 25개다. 문제는 골프인구 대다수가 수도권과 대도시 인근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경영이 어려운 건 당연한 이치다.
실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지난해 발표한 회원제의 지역별 영업이익률에 따르면 충청권의 적자폭이 가장 컸다. 영업이익률이 -7.5%, 전년 대비 1.3%가 더 떨어졌다. 호남권 역시 2.7%로 미약한 수준이다. 수도권은 9.8%에서 5.5%로 줄었지만 그래도 남는 장사를 했다. 6.7%를 기록한 영남권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 "앉아있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지방도 대도시 인근은 큰 어려움이 없다. 골프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골프장들이 문제다. 군산은 지난 두 달간 아예 '반값 그린피'를 선언했다. 18홀에 그린피만 4만5000원, 노캐디에 수동카트를 이용하면 1인당 4만8000원이면 충분하다. 수도권보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높고, 양잔디가 식재된 점도 매력적이지만 수요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그린피 할인은 그러나 한계가 있다. 홀수가 적은 골프장은 적자 운영을 가중시킬 수 있고, 또 끝없이 가격만 계속 내릴 수도 없다. 김창훈 양산다이아몬드골프장 총지배인은 본지에 보내온 장문의 이메일을 통해 "구조 조정이나 아웃소싱, 캐디선택제 도입, 식음료 가격 현실화 등 원론적인 방안들은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켜 경영악화의 요인이 된다"며 "효과적인 차별화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경남 양산시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회원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완공 후 대중제로 전환했다. 김 총지배인은 "2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장되는 카드 포인트를 골프장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거나 파워블로거와 바자회 등 이벤트 발굴, 여성고객 유치, 비수기 시즌권 발행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지방골프장들로서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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