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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임기 두 달이나 남았는데… 너무 이른 '중수실록(實錄)'

최종수정 2014.01.24 11:45 기사입력 2014.0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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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총재 임기 두 달이나 남았는데… 너무 이른 '중수실록(實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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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월에 퇴임하는 김중수 총재의 공적을 망라해 자료를 펴냈다. 김 총재의 임기가 두 달 이상 남은 지금, 사실상 간추린 '중수실록(實錄)'을 펴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간단한 통계 해석이나 자료 공개에도 수세적인 한은이 청하지 않은 자료를 생산해 언론에 알리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A4 7장 분량의 자료에는 한은이 평가한 김 총재의 치적이 빼곡히 담겨있다. 한은은 24일 이 자료를 통해 "김 총재 취임 뒤 조직의 개방성과 인력 구성의 다양성이 확대됐고,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구축됐으며, 대내외 소통이 강화됐고, 조사연구 자료의 양적·질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기술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국제기구나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교류가 확대됐고, 성과연봉제 대상을 늘렸으며, 업무성과에 기반해 승진 기회를 줬다"는 점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또 "자주 간담회를 열고 여러 회의에 참석해 시장과의 소통,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보고서 발간 횟수가 늘고 주제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 "2013년에만 432건의 보고서가 발간됐다"며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정부 부처나 민간기업에서 퇴임하는 수장의 재임 중 공적을 책으로 정리해 당사자에게 선물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퇴임까지 상당 기간이 남은 현직 수장의 공적을 정리해 언론에 전하는 상황은 낯설다.

이런 자료가 생산·공개된 배경에 대해 한은 측은 현 총재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새 총재 후보들이 거론되면서 한은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실상이 왜곡되거나 잘못알려진 경우가 많아 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 총재의 공적이 제평가를 받지 못해 근거 자료를 줬다는 얘기지만, 차기 총재 인선 작업이 오리무중이어서 현 총재 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지금, 한은의 처신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조들이 왕의 사후에 실록을 공개하고, 재임 중 사초(史草)를 볼 수 없게 한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퇴임이 임박한 것도 아닌데 이런 자료를 내는 건 부자연스럽다"고 꼬집었다.

발권력을 가진 한은 총재는 거시경제의 파수꾼이며 금융기관 최후의 보루다. 시중 통화량을 조절해 물가를 잡는 게 주된 임무다. 연봉은 3억5000만원이지만, 정부의 비용절감 원칙에 따라 올해부터 7000만원(20%)이 삭감된다. 후임 총재는 올해부터 국회 청문회를 거치는데 아직 뚜렷한 후보군은 좁혀지지 않았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이 학교 조윤제 교수, 박철·이주열 전 부총재 등이 거론된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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