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구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사태'와 관련해 관계자들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9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신한사태 당시 그룹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과거 경영인들의 갈등은 신한답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이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고객 신뢰도가 떨어졌는데 이런 점에서 모든 관계자들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데서 해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서로에 대해 용서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좋다"며 "누가 먼저 이를 실천하는가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향은 신한그룹의 힘이 통합되는 쪽으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같이 당사자의 반성, 그룹의 통합, 상호 용서와 화해 등을 신한사태 해결을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하고 이에 따라 향후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이 같은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보고 이 원칙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며 "지난 3일 신 전 사장을 만나서 얘기를 나눴는데 서로 온도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회장은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등 보상에 대해서는 "스톡옵션은 재판에서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유보된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대법원 판결 후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추측되지만 다음 이사회에서 보상위원회 간담회 등을 통해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신한은행이 횡령 혐의 등으로 신 전 사장을 고소하면서 시작됐으며 이후 라 전 회장, 이 전 행장, 신 전 사장 사이의 폭로전이 이어졌다. 신 전 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달 2심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되고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회장은 "과거의 일들을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키고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저성장하에서도 탁월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신한만의 차별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또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한 회장은 "금융을 통해 고객과 사회가 같이 성장하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함으로써 신한의 새로운 융성기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구체적으로 고객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금융의 본업을 통해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의 자산을 잘 운용해 수익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조달보다는 운용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지화와 신시장 개척을 꼽았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 점포도 늘리고 특히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 리스 등 새로운 사업도 가능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선진국에서 소매 금융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또 은퇴비즈니스의 활성화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과거 은행은 은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이 낮았지만 이제는 부동산 투자, 해외 자산 투자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융자만 할 것이 아니라 장래성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 한 회장은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에 기여하느냐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그는 "매물로 나와 있는 손해보험사나 증권사 등은 장래성을 검토해야겠지만 현재는 신한의 ROA나 ROE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관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고액연봉에 대해 한 회장은 "사회적 시각이나 서민의 입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인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으니 곧 결론이 날 것"이라며 "성과급 체계는 이익금 규모와 연동되는 방향으로 개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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