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태릉골프장이 바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조성한 코스다.
"사관학교 생도들이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골프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1966년 조성 당시 태릉의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던 터라 예산 절감을 위해 골프장 건설은 군부대 공병들이 도맡았다. 각 홀마다 군(軍)의 이미지도 많다. 스타트 하우스 앞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휘호인 "나라와 함께 겨레와 함께"라는 글씨를 새긴 표석이 있다. 각 홀에는 육군의 사단마크까지 새겨져 있다.
군인들이 골프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외출이 쉽지 않아서다. 멀리 외출하면 작전지역 이탈로 간주되기 때문에 군부대 내에서 평일과 주말을 모두 보내야 하는 군인들이 태반이다. 결국 군인에게는 부대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낙이 골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주말마다 골프를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요즈음같이 남북간이 대치 국면에 접어들면 국방부에서는 전 군에 골프와 음주 금지령을 내린다.
일반인들에게는 주말에도 4인1팀을 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골프장 역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호기다. 군인보다 일반인 그린피가 비싸고, 식당 등 각종 매출 면에서도 앞서기 때문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골프금지령이 떨어졌던 2010년 4월부터 7월말까지 군 골프장 28곳의 수익은 447억원이었다. 200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억원(25%)이나 증가한 액수다. 2009년 27만2700여명이던 일반인 입장객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2만8100여명으로 집계됐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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