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중심 사업재편 이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두 딸이 경영일선에 포진하고 있는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 이후 명암이 뚜렷이 대비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텔신라가 에버랜드의 알짜 사업인 FC사업부를 인수한다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동양증권은 "에버랜드가 삼성웰스토리 지분 20~50%를 유지하고 호텔신라가 잔여지분을 단독으로 인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호텔신라 적정주가 범위는 10만3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둘째 딸인 서현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제일모직 은 1.23% 하락한 8만8400원으로 마감, 추석 연휴 직전인 9월17일 이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제일모직은 추석 연휴(9월18~22일) 기간이 끝난 직후인 9월23일 패션사업부문을 에버랜드에 매각하고 전자재료 등 소재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시 주가는 장중 9만8900원까지 급등했다. 이 발표 직전인 9월17일에도 제일모직은 5% 이상 급등한 채 추석을 맞았다. 미래 전략사업인 전자재료 쪽에 특화,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다.
재계에서는 9월에 이어 에버랜드발 사업재편 2탄이 발표되면서 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측에서는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이 중심인 전자그룹쪽에 들어가고, 이 부사장은 에버랜드로 넘어간 패션사업부를 다시 떼 내어 맡는다는 시나리오다.
최근 몇년새 그룹내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 사장은 이번 사업재편에서도 알짜 사업부를 인수, 다시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호텔신라는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 2만8800원(2010년 12월14일)에서 시작해 꾸준히 기업가치를 늘리고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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