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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박카스가 캄보디아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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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출 2년만에 1위 음료 레드불 밀어낸 동아ST

한류바람 타고 '샐러리맨 피로회복제' 광고 먹혀.. 작년매출 172억, 진출 3년만에 266배 올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내 한 편의점에서 대학생들이 박카스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내 한 편의점에서 대학생들이 박카스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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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캄보디아)=박혜정 기자]10월31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중심부에 위치한 편의점 봉주르(bonjour). 주유소에 딸려있는데다 주변에 보건대학교까지 있어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오전 11시께 찾은 이 지점에는 20여명의 현지인들이 편의점 내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연일 수은주가 30도를 웃돌다보니 단연 시원한 음료가 인기였는데, 유독 반짝이는 파란색 캔이 눈에 띄었다. 한글로 선명히 '박카스'라고 적힌 수출용 제품이었다. 박카스를 마시며 공부를 하고 있던 대학생 속 판하(18)씨는 "피곤했을 때 박카스를 마셨더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종종 마시고 있다"면서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은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또한 레드불 대신 박카스를 선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캄보디아 내에서 박카스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팔린 박카스는 6100만캔, 172억원 어치다. 지난 2009년 캄보디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만 해도 박카스 판매량은 26만캔(7600만원)에 그쳤다. 불과 3년 만에 매출이 226배나 껑충 뛰었다. 캄보디아 진출 2년 만인 2011년에는 시장 1위였던 '레드불'을 밀어냈다. 이런 속도라면 올해 290억원, 1억캔이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캄보디아 인구가 1400만명인 점에 견줘, 한 명당 8캔 가량을 마신 꼴이다. 지난 반세기 국내에서 170억병 넘게 팔리며 역사를 써내려간 박카스가 캄보디아에서 '제2의 박카스 신화'를 일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박카스가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은 고급화, 현지화 전략에 있다. 이곳에서 박카스 한 캔의 가격은 0.6~0.7달러로 국수 두 그릇에 해당하는 값이다. 레드불(0.5달러)에 비해 비싸지만 4배 정도 더 팔린다. 캄보디아 내 박카스 유통을 맡은 캄골드의 속 삼낭 사장은 "캄보디아는 한국의 1960~70년대와 사회 분위기가 비슷한데 산업화 초기 샐러리맨의 피로해소제라고 콘셉트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며 "음료수 광고 중 처음으로 한 대형 옥외광고를 비롯해 간접광고(PPL), 킥복싱 후원 등 다양한 판촉ㆍ광고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께 1억4000만~1억5000만캔, 매출로는 330억~350억원의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마침 불어 닥친 한류열풍도 큰 힘이 됐다. 박카스 캔에 앞뒤로 한글과 영어가 쓰여있을 정도다. 현재 방영중인 TV광고도 캄보디아인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이 처가를 방문할 때 박카스를 선물한다는 내용으로, 한국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렇다보니 인기의 척도로 불리는 '미투(me-too)'제품도 등장했다. 박카스와 색깔, 디자인이 비슷한 '짝퉁 박카스' 바커(BACKER)다. 한글로 '에너지음료 그 이상'이라고도 적혀있었다. 현지인들이 박카스라고 충분히 착각할만했다. 캄보디아 영업을 담당하는 박재석 동아에스티(ST) 해외사업부 과장은 "박카스의 색깔과 디자인이 비슷하고 한글 표기까지 한 미투제품이 나왔을 만큼 인기가 높다"면서도 "박카스가 견고하게 자리잡은 만큼 매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동아ST는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박카스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카스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몽골, 캐나다, 일본, 호주 등 28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점차 수출국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에서 탄산을 함유한 박카스캔을 출시했고, '바오지아스'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에서는 마트에 입점하는 등 기존 판매처인 한인ㆍ교포 시장을 넘어 한족시장을 노리고 있다. 올해 박카스가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3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동아ST는 내다봤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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