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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폰장사' 놓고 이통사 vs 제조사 충돌

최종수정 2013.10.23 14:04 기사입력 2013.10.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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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시장 포화되면서 단통법 이슈로 '파워 게임' 수면 위…"해외 어느 곳서도 없는 규제" 지적

'투명한(?) 폰장사' 놓고 이통사 vs 제조사 충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놓고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제조사는 반대, 이통사는 찬성 입장에서 주도권 싸움을 펼치는 양상이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이통사에서 제조사로 넘어간 주도권이 시장 포화로 다시 제조사에서 이통사로 이동하는 가운데, 단통법 이슈가 양측의 '파워게임'을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올해 1분기 3433만명, 2분기 3556만명으로 사실상 정체기에 돌입했다.
단통법에 대한 제조사, 이통사의 의견 차도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관련이 있다.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제조사 장려금 공개, 이통사 보조금 차등 지급 행위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단통법이 통과되면 시장 활성화는 더 어려워진다. 신규 단말 수요가 줄면 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곳도 제조사보다는 이통사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영업기밀 노출과 외산 제조사 역차별도 논란이다.
  
◆이통사 "보조금 경쟁 대신 집토끼 지킬 것"= 이통사는 단통법 통과에 따른 장려금, 보조금의 인위적 규제가 시장 과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폰을 살 사람은 다 사면서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 수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기존 가입자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마케팅비를 투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자로부터 얻은 수익이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에 대한 단말 보조금 혜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통사도 단통법이 부담이 되지만 단통법 같은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만 불필요한 과열 경쟁이 완화되고 데이터 서비스 등 기존 고객을 위한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객의 빠른 단말 교체를 유도하는 것보다는 통신 서비스 혜택을 늘리는 게 후생 증대라는 의견이다.

지난 3월 청와대 보조금 단속 후 마케팅비 감소로 실적 개선 효과를 거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보조금 단속 영향이 반영된 2분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4.8%, 17.6% 증가한 5534억원, 1448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사가 사업자 중 1곳에만 장려금을 투입해 과열 경쟁을 유발한다는 심증과 단말기 할부금이 포함된 통신료 인하 압박의 화살이 이통사에만 돌아오는 것도 단통법 찬성 입장과 관계가 있다.
  
◆제조사 "영업기밀 공개 부담…시장 활성화가 이통사 경쟁력도 높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정부의 보조금 단속과 국회의 단통법 발의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보조금 단속 후 2분기 상대적으로 국내 비중이 높은 LG전자는 영업익이 54%, 팬택은 적자폭이 6배 늘어난 상황에서 장려금 공개로 단말 수요가 줄면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토로한다. 팬택은 실적 악화로 창업자까지 물러난 상황이다. 단말 판매량, 마케팅비, 수익 등을 공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외산 제조사에 영업기밀을 그대로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조사 측은 시장 활성화의 순기능을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단말 수요가 줄면 가입자 뺏어오기보다는 가입자 지키기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다"며 "처음에는 이통사가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주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통사의 망 투자, 요금제 등 서비스 경쟁이 저해되고 소비자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통사의 힘이 훨씬 더 세던 피처폰 시절 지금과 같은 이통사의 서비스 경쟁이 있었느냐"며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이통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이통사나 소비자, 제조사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는= 이통사와 제조사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해외에서 단통법과 같은 규제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결론적으로 제조사 장려금과 영업기밀 공개를 의무화해 보조금을 법으로 규제하는 국가는 없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은 모두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과 장려금 공개를 강제하지 않는다. 일본 이통사 KDDI는 아이폰5c 개통 시 현금 11만원을 제공하는 역마진폰까지 내놓을 정도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단통법의 목적은 소비자 후생 증대지만 단통법 통과 후 실제 출고가가 낮아질지, 보조금이 줄어들지는 단언할 수 없다"며 "세계 어디에도 없는 단통법 통과로 소비자 후생이라는 득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조사 영업기밀 노출, 산업 위축이라는 위험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과 관련해 이통사가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고, 제조사가 반대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른 양측의 이해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통사의 서비스 개선, 제조사의 기술 혁신을 통한 신규 시장 창출을 유도해야지 정부와 국회가 나서 해외 어디에도 없는 규제를 국내 기업에만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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