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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강덕수 왜, "얼마전 부실경영 해결할 분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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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STX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에 대한 STX조선해양 채권단의 퇴진 요구가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지난 4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취임을 기점으로 강 회장 거취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산은이 3일 강 회장에게 퇴진을 요청하기에 앞서 홍 회장은 지난 7월말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강 회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경영권 인정은) 채권단에서 결정할 문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의 경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불과 두달전인 지난 5월 STX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류희경 산은 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그는 당시 "회사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 필요하다면 (강덕수 회장을) 우리가 모셔와야 할 것"이라며 "기업을 오랫동안 해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으로 믿으니 그 노하우를 활용해 조속히 회사를 정상화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퇴진 통보 배경에 대해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오히려 강 회장의 사퇴 요구는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 4월 자율협약 당시 강 회장이 제출한 확약서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당시 강 회장은 '지금까지의 경영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경영진 재편 등 경영권 행사와 관련해 채권단의 결정사항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도 않겠다'는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강 회장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채권단의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것이다.

STX 측은 다른 대기업의 구조조정 방식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나 팬택 등 앞서 채권단 관리를 받았던 기업에선 경영안정과 지속성을 위해 기존 경영진을 유지시켰는데, 유독 강 회장에게만 퇴진을 압박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산은이 발표한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 방안 자료를 보면 STX의 방안과 온도차가 느껴진다.
 당시 산은은 경영정상화 방안 자료에서 "워크아웃 제도의 기본 취지는 채권단, 계열주, 종업원 등 모든 이해 관계자의 희생하에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채권단은 채권회수율을 높이고 대주주(계열주)는 우선매수권 등을 통해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3일 산은의 강 회장 사퇴 요구 자료에서는 "STX조선의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STX는 강 회장 퇴진요구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STX 측이 강 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최근 잇달아 수주소식을 언론에 흘린 것이 산은 측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TX조선이 수주한 400억원 짜리 수주 계약의 경우 이익이 최대 20억원에 불과하는 등 경영정상화 까지 아직 먼 것으로 보고 있다"며"STX 측이 산은의 괘씸죄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지난 2주간 STX그룹과 강 회장의 경영권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에서는 강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고문직을 맡으면서 후선에서 경영정상화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으나 STX그룹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STX그룹은 오히려 강 회장의 경영권을 일정 기간 보장해 주고 다른 기업들의 사례처럼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해 향후 경영정상화시 실질적인 경영권을 회복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고 산은은 결국 STX그룹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홍기택 회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회장은 홍 회장 취임 이후 최근까지 네번에 걸쳐 면담을 요청했지만 홍 회장은 단 한번도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강 회장이 채권단에 호의적인 편이 아니었고 사재출연 같은 회생 의지도 부족했다"며"그동안 이어져온 분위기나 입장이 바뀌거나 하는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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