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폭탄 우려에 無전력·절전형 냉방 제품 인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설수완(34)씨는 올 여름 기껏 200만원을 주고 에어컨을 샀지만 지금까지 단 5차례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전기요금 폭탄이 두려워서다. 비싼 돈을 주고 에어컨을 사놓고도 전기료 때문에 벌벌 떨던 설씨는 온라인몰에서 미니선풍기와 죽부인을 구매했다. 컴퓨터 할 때 에어컨 대신 미니선풍기를 틀고, 취침할 때에는 죽부인을 사용해 열대야를 벗어나보려는 심산이다.
올 여름 전기요금 폭탄과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한 우려로 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는 불황형 냉방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에서는 전기가 아예 필요없거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는 절전형 여름용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달 간 여름 침대매트, 마작자리 등의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97% 급증했다. 특히 같은기간동안 대나무방석과 죽부인,목침 판매는 51% 증가했다. 왕골, 대나무 등을 이용한 여름자리는 전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특유의 냉기로 취침이나 휴식 시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줘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다. 햇볕을 가려주는 대나무발, 암막커튼 등의 블라인드 판매도 전년동기대비 136% 증가했다. 가림막은 실내로 들어오는 햇볕을 차단해 실내 기온을 떨어뜨려준다.
에어컨보다 전력 소모가 적은 선풍기와 제습기도 인기다. G마켓에서는 개인용으로 사용 가능한 미니 선풍기 판매가 48%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탁상형과 집게형 선풍기는 각각 295%, 37%로 크게 늘어났다. 공기 중의 습도를 낮춰줘 조금만 사용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제습기는 273% 증가했다.
옥션에서도 최근 한 달간 절전 냉방용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20% 증가했다. 특히 사무실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USB 선풍기, 쿨방석 등 수요가 높다.
회사에서도 실내온도 규제로 에어컨 가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쿨방석이 인기다. 쿨방석은 전년동기대비 900%나 판매량이 증가했을 정도로 매출이 신장했다. 쿨매트 수요도 160% 이상 증가했다. 3만~4만원대 '발 선풍기'의 경우 발을 선풍기에 올리면 선풍기가 작동해 개인용 냉방용품으로 떠올랐다. 부채는 같은기간 하루 평균 500개씩이 팔려나갈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는 실정이다.
이밖에 인터파크에서는 제습기 판매량이 최근 한달 간 400%나 증가했고 롯데닷컴에
서도 전력소비가 적은 탁상용 선풍기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하며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전력 소모가 적은 에너지 절약형 여름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미니선풍기, 제습기는 기본이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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