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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조, 정치바람 업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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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회장 내정자 일주일째 출근길 막아섰는데…황영기, 어윤대 때도 관치금융 빌미로 막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은별 기자] 임영록 KB금융내정자가 17일에도 정상 출근을 하지 못했다. 회장 내정자 자격으로 첫 출근을 시도한 지난 7일 이후 일주일째(영업일수 기준)다. 국민은행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 때문이다.

임 회장 내정자의 출근을 저지하는 국민은행 노조의 속내는 무얼까? 국민은행 노조가 대외적으로 내건 명분은 "관치금융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 제 2차관 출신인 임 회장 내정자가 민간금융회사 회장에 선임된 것은 전형적인 관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임 회장 내정자는 회장에 내정되기 이전에 이미 KB금융지주 사장으로 3년간 재직해왔고, 노조는 이전엔 한번도 임 내정자에게 '관치 논란'을 제기한 적이 없는 만큼 이같은 주장은 명분쌓기에 불과하다. 노조의 속내는 회장 내정자 '길들이기'라는 시각이 많다.

더구나 노조의 요구사항은 "물러나라"다. 스스로 협상의 퇴로를 닫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민은행 노조는 관치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주 회장이 바뀔 때마다 습관적으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여왔다. 2008년 7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45일간, 2010년 7월 어윤대 현 KB금융지주 회장은 30일간 각각 집무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내정했다고 하지만 신 위원장의 발언 등을 봤을 때 금융당국의 외압이 선임 과정에서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임 내정자는 지난 3년간 KB금융의 사장으로서 어윤대 회장의 실책에도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지난 3년간 노조와 소통한 적도 한 차례도 없어 대화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의 이같은 주장도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노조는 KB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만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 임영록 KB국민지주 사장은 애초부터 노조의 대화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단 한번도 대화상대로 인정한 적 없다가 지금와서 노조와의 대화가 없었다는 이유로 소통능력이 없다고 몰아붙이니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노조의 속내는 무얼까. 회장 내정자로부터 뭔가를 더 얻어내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것이 금전적인 인센티브일 수도 있고, 노조를 만만히 보지 말라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

일단 현 상황에서 회장 내정자가 출근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임 회장 내정자가 노조와의 타협을 거부하는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임 회장 내정자는 "노조와의 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 그러나 출근을 볼모로 하는 노조와의 협상은 없다"는 단호한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와의 물밑대화는 김옥찬 국민은행장 권한대행이 전담하고 있다.

임 내정자에 대한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이 경영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KB금융그룹 조직은 물론 지난 13일 퇴임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의 빈 자리도 시급히 추스러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노조 때문에 계속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KB금융의 경영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KB금융 내부에서도 회장 내정자가 노조의 길들이기 관행에 더 이상 끌려다니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다음달 12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회장 출근 저지 투쟁의 장기화 여부는 이번주가 고비다. 노조도 노조원들의 전격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전격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대섭 기자 joas11@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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