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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학술지에 침 놓은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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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던 디스크 환자 일으키게 한다는 '동작침법'
-임상연구 논문, 글로벌 공인…만성·일반요통 이어 급성요통 치료효과 과학적 근거 얻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병원 복도에 의사들의 '구령 합창'이 쩌렁쩌렁 울렸다. 구령에 맞춰 허리 디스크 환자 A씨가 목덜미와 팔꿈치, 발가락에 5개의 침을 꽂은 채 양 옆에서 의사들이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왔다갔다 했다. 극심한 통증에 A씨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온몸은 땀범벅이 됐다. 이러길 십여 분. 부축하던 의사가 한명씩 빠져나왔다. 순간 멈칫하던 A씨는 이내 혼자 힘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그만 할까요?"라는 의사 물음에 "아뇨. 더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혼자 움직일 수 없었던 A씨가 '동작침법' 시술을 받고 가까스로 발걸음을 뗀 것이다.

최근 서울 신사동 병원에서 만난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은 "요추 4, 5번에서 디스크가 발생해 한 달간 누워있던 환자인데 동작침법으로 20여분 만에 통증이 많이 줄고 스스로 걷게 됐다"며 "동작침법 한 번으로 완치되지는 않아 염증을 없애고 인대를 강화하는 약을 먹고 3개월간 꾸준히 치료하면 수술 없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선친으로부터 배운 침법을 보완해 동작침법을 개발했다. 이 치료법은 극심한 척추디스크 질환 탓에 움직일 수 없는 환자의 통증을 빠른 시간 내 줄여 스스로 걷게 한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나 한의학적으로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경혈점에 침을 놓고 이 부위를 움직여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식이다. 그동안 만성통증과 일반적인 요통에는 효과 있다고 인정받았지만 급성요통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에 급성요통에도 침 치료가 효과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국제 통증학술지(PAIN)에 처음 실렸다.
신 이사장은 "그동안 치료 메커니즘이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급성요통에 플라세보 효과만 있을 뿐 직접적인 치료효과는 없다고 알려졌는데 이를 뒤집었다"며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환자들이 동작침법을 받은 20분 후 바로 걷게 되고 통증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급성요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환자 58명을 동작침법 그룹과 진통주사제(디클로페닉) 그룹으로 각각 나눠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 시행 30분 후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도(NRS)가 각각 46%(8.33→4.5), 8.7%(8.12→7.41) 감소했다.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들의 통증 감소율이 진통주사제 그룹 보다 5배 이상 높은 것.

신 이사장은 "6개월 치료 후 입원율과 입원 일수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 그룹의 입원율과 기간이 훨씬 적었다. 결과적으로 치료 효율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침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었던 탓에 '신기하긴 하나 과학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이번 논문으로 큰 반향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이번 사례처럼 한방 의술의 과학화·객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단추로 본 것이다.

신 이사장은 "우수한 한방 치료법은 많은데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해 불신이 생기고 오해가 사실인 양 인식되는 풍토"라며 "임상 연구를 활성화해 논문을 통한 근거 제시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외부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우수한 치료법이 외국에 많이 알려져 의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임상 연구 등 학술교류가 이뤄지려면 최우선으로 한방 의술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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