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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68곳, 회계법인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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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법인에 비감사용역까지 의뢰 229억 지불.."독립성 훼손" 목소리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국내 20대그룹 상장기업의 절반 가량이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에 컨설팅 등 비감사용역까지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20대그룹의 상장사 138곳 중 68곳은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에 재무ㆍ경영 자문 등의 비감사용역을 의뢰했다. 이들이 외부감사법인에 지급한 비감사용역 비용은 229억8000여 만원에 달했다.

삼성물산 , 롯데정밀화학 , 삼성전자 , 삼성중공업 , 에스원 , 삼성E&A , 제일기획 등 삼성그룹 상장사들은 지난 한해 삼일회계법인에 비감사용역비로 80억7000만원을 지불했다.

안진회계법인과 장기감사계약을 맺고 있는 현대건설 현대차 , LG유플러스 , SK컴즈 등도 비감사용역비로 11억원 정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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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한 관계자는 "경영에 필요한 각종 자문 업무의 필요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부 용역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성과가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행 공인회계사법은 외부감사인과 관련해 회계기록과 재무제표의 작성, 내부감사업무의 대행, 재무정보체제 구축 또는 운영, 자산 등을 매도하기 위한 실사, 가치평가 등 4가지 비감사용역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감사와 비감사용역을 같은 회계법인이 맡는 것은 이해가 상충할 수 있어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다음 회계감사나 컨설팅을 맡기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계감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다"며 "외부감사 업무가 컨설팅 업무와 연계되다 보니 감사 강도를 높이면 바로 회사 측의 제지가 들어온다"고 털어놨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회계법인들의 과다한 비감사용역 수임이 부실감사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며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 이후인 2002년 외부감사와 컨설팅을 분리토록 하는 회계개혁 법안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유럽위원회(EC)도 지난해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에 모든 종류의 비감사용역 수임을 금지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외부감사인의 비감사용역 수임은 독립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회계정보가 투자자나 채권자에게는 공공재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장사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의 비감사용역이 독립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비감사용역 제공수준이 회계법인의 감사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외부연구용역을 발주, 결과가 나왔으나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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