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공연장·군인들의 라운지
매주 금요일 무대 릴레이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게 더 빠르기도 하고 서울역에 볼거리도 있어 좋아요."
올 들어 한국을 두 번째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후지이 케이코(52ㆍ여)씨. 예전엔 김포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친 뒤 바로 명동이나 신촌으로 향했지만 최근에는 도심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을 이용했다. 역사에서 전시물이나 공연을 관람한 뒤 명동으로 쇼핑을 가기도 하고 기차를 타고 여수나 부산 여행에도 나섰다. 서울역이 한국 관광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ㆍ공연의 장으로 탈바꿈= 코레일은 서울역 내부 전체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철도역 위상에 맞게 내부공간을 고품격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서울역 2층 맞이방에 전국신상품전시장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공예품매장 '하이핸드코리아'를 입점시켰다. 내ㆍ외국인들이 스쳐지나가는 곳으로써만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통 공예품을 파는 하이핸드코리아는 한국적 문양을 새긴 젓가락부터 나전칠기와 한산모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공항철도 승강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출국 비행기를 타기 전 기념품을 고르는 외국인의 발길이 잦다.
매주 금요일엔 3층 오픈콘서트홀에서 공연도 한다. 지난해에는 국'발레 갈라쇼'와 '하트체임버 오케스트라' 실내 관현악 공연을 개최했다. 올해 역시 'KTX 개통 8주년'을 기념해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열리고 있다.
◆TMO, 기피 장소 아닌 휴식공간= 밝은 색상의 의자와 탁자, 컴퓨터, 푸짐하게 차려진 과자가 언뜻 국제공항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킨다. 서울역의 휴가나 출장 중인 군인들의 문화 공간, 여행장병라운지(TMO)다. 지난 8월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안내소'에 불과했던 TMO가 국군 장병 전용 고급 라운지로 재탄생한 것이다. 하루 1300명의 여행장병이 이용 중이다.
2박 3일간 외박 후 귀대하던 이건환(22) 병장은 "예전에는 KTX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무료하게 앉아서 열차만 기다리고 있거나 주변을 배회했다"며 "입대하기 전 카페에 앉아 있는 것처럼 인터넷 검색도 하고 차도 마실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국군문화진흥원에서 기증한 최신 도서 1200여권도 이곳의 자랑이다. 서울역 TMO 관계자는 "경제, 경영, 문학, 소설, 자기계발 등 여러 장르의 책이 구비돼 있어 장병들에게 인기"라며 "이곳에서 읽을 수도 있고 다른 역 TMO에 책을 반납해도 돼 부담 없이 대여해 기차에서 읽는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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