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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관광객 따라, 명동이 단맛에 빠졌다

최종수정 2012.12.18 03:01 기사입력 2012.11.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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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대학생 김소연(가명,22)씨는 명동에서 쇼핑을 할 때면 종종 찾던 김치찌개 집에 들러 평소처럼 김치찌개를 시켰다. 하지만 예전에 즐겨 먹었던 김치찌개와는 달리 맛이 미묘하게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맵고 얼큰한 맛에 찾았던 김치찌개가 전보다 덜 맵고 달달하게 변해있었던 것이다. 식당에서는 일본어로 주문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고, 메뉴판에는 모든 메뉴가 친절히 일본어로 소개돼 있었다.

명동거리 음식 맛이 달라지고 있다. 명동 일대에 넘쳐나는 일본 관광객들을 겨냥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춰지고 있는 것.

5일 명동에서 만난 직장인 여연희(가명,29)씨는 "점심이면 동료들과 인근의 맛집을 찾는데 명동 일대 음식점들의 음식 맛이 좀 달아진 느낌이 든다"며 "일본인 단체 소님들을 겨냥한 음식점의 변신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 관광협회에 따르면 명동에서 관광 안내를 받은 외국인은 2009년 15만9948명, 2010년 43만4004명, 2011년 46만7059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올해 9월말까지는 44만2845명의 외국인이 관광안내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다.

일본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고기구이집 주방장 김세명(가명, 38)씨은 "소금구이 같은 메뉴는 고기 맛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내외국인에게 차이를 두지 않지만 양념갈비 같은 경우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춰 감칠맛이 나게 조리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밑반찬에 간을 덜하고, 양파를 이용해 달달하게 조리한다"고 덧붙였다.
고기구이집 사장인 장충연(가명,54)씨는 "손님의 80% 정도가 일본인이라 일본인의 입맛을 무시할 수 없다"며 "소의 혀나 간과 같은 메뉴는 한국 사람도 많이 찾지만 사실상 일본인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명동으로 관광을 나온 일본인 하지메(32)씨는 "한국 요리가 맵거나 맛이 강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와서 먹어보니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명동 상가에 들어서는 음식점의 업종도 일본인 위주로 바뀌는 추세다.

손님 중 일본인 관광객 비율이 60%가 넘는다는 해물탕집 관계자는 "입소문을 타고 일본 손님이 많아지니 우리 가게를 주변으로 해물탕집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본인이 자주 찾는 죽 체인점A는 지난 2003년에 이어 2009년 2011년에 명동 일대에 체인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명동에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장사가 시원찮은 가게 주인들은 일본사람들이 자주 찾아 장사가 잘 된다는 가게로 업종 전환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계탕, 설렁탕, 고기집들이 명동 구석구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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