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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거덜났는데 그리스 하원의장 등 2000여명 스위스계좌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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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리스트 공개...그리스 정치권 탈세방조 논란 가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파산 지경인 그리스에서 하원의장과 재무부 직원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들이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그리스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탐사보도 전문 잡지인 ‘핫독’(Hot Doc)의 보도를 인용해 계좌보유 명단 폭로로 그리스 전현직 관리들이 탈세를 방조했다는 등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핫독이 이날 가판대에 배포한 기사에서 폭로한 스위스계좌 보유자 명단에 따르면, 현직 하원의장,그리스 재무부의 직원 여러 명, 다수의 기업인 등 2000여명이 스위스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명단에는 관료와 기업인외에 배우와 의사,변호사,건축가,가정 주부가 포함돼 있다.

핫독은 일부 계좌에는 최대 5억 유로가 들어있었으며 계좌 작성시기는 2007년이라고 주장했다.
이 명단은 2년전 2010년 프랑스의 재무장관이던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그리스가 탈세를 막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당시 그리스 재무장관에 전달해 '라가르드 리스트'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원본이 사라졌다거나 사본을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가 있었다.

핫독은 이번 리스트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장관이 전달한 것과 일치하며 총 2059명이 HSBC은행 제네바 지점에 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독은 이 명단을 명단을 받았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은 며칠전 프랑스 정부 재무장관에게 원본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리스 재무부 대변인측은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재무부는 탈세행위가 발생했는지 조사전에 명단이 원본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고 핫독은 덧붙였다.

스위스 은행 계좌보유 사실이 폭로되자 두 명의 전 재무장관들은 왜 리스트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설명하라고 진땀을 뺐다.

관료출신이자 사마라스 총리가 소속한 중도우파의 신민주당의 지오르고스 불가라키스 하원의장은 해외계좌보유 보도를 부인하고, 잡지가 자신을 중상모략한다고 비난했다.

핫독은 불가라키스 의장이 2003년 계좌를 계설했으며 본인과 부인,라이베리아의 역외회사가 공동관리했다고 폭로하고 계좌예금액은 불가라키스 세금신고서에 신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전 총리실도 총리가 재직당시 명단의 존재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야당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의회가 135억 유로 규모의 추가긴축안을 처리할 게 분명해 생활수준이 쪼그라들고 있는데 부자들은 자금을 빼돌렸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NYT는 정치지도자들이 친분관계를 가진 기업인들을 조사하기를 주저했다는 데 대한 그리스의 분노를 더하고 리스트를 본 그리스 전 현직 관료들이 탈세방지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논란을 가열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잡지는 HSBC에 계좌를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탈세 등 불법행위의 증거는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계좌보유자들이 탈세를 위해 자금을 이체했는지를 그리스 정부가 반드시 점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잡지가 가판대에 오르자 그리스 검찰청은 핫독 편집자이자 오너인 코스타스 바세바니스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아테네 경찰이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바세바니스는 “탈세자를 체포하고 리스트를 손에 갖고 있던 장관들을 잡는 대신 그들은 진실과 자유 언론을 체포하려고 한다”고 전화인터뷰에서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스위스 계좌폭로는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지원분 결정을 할 시점에 안토니스 사마라스 정부가 이 문제에 매달리도록 함으로써 다시 위기로 몰아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사회당의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정보를 알고도 조치를 하지 않은 두명의 장관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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