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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친정팀 겨냥하는 130km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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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친정팀 겨냥하는 130km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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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시즌을 마친 정대현(롯데)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다. 그는 많은 야구선수들의 로망이자 꿈인 메이저리그로 방향을 잡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과 입단 계약을 체결,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프로야구 1호 선수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역사적인 순간은 갑작스레 뒤로 미뤄졌다. 마지막 관문인 메디컬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개인적으로 정대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본다.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정대현의 던지는 지저분한 무빙의 볼은 공격적인 성향을 갖춘 타자들의 컨택을 지독하게 괴롭힌다. 둘째는 메이저리그의 불펜 운영이다. 분담 체제가 확실하게 뿌리내려 부담 없이 마운드에 올랐을 것이다. 세 번째는 메이저리그의 팀이 29개나 된다는 사실이다. 두 갈래로 나뉜 리그 사정을 감안해도 한 타자와 자주 부딪힐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자주 만나지 않을 경우 유리한 쪽은 정대현이다.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승부를 즐길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는 아쉽게 됐지만 도전은 여전히 계속된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정대현은 롯데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잇단 호투로 롯데의 가을야구 징크스를 모두 깨뜨렸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선보인 활약은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 충분했다. 존재감만으로도 그랬다.

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2로 뒤진 두산은 9회 무사 1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해 졌다. 정대현을 너무 의식해 내준 패배였다. 김진욱 감독은 4번 타자 윤석민에게 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3루수 앞으로 굴러간 타구는 그대로 병살타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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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은 롯데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양승호 감독의 ‘양떼야구’는 그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타자들은 왜 시속 135km도 되지 않는 정대현의 볼에 적잖게 애를 먹는 걸까.
정대현의 공을 경험한 많은 타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입을 모은다. “초구의 볼 끝 움직임이 배트를 위축되게 만들어요.” 위력을 실감하는 부분은 하나 더 있다. “볼 스피드가 절대 느리지 않아요.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필자는 이를 정대현의 부드러운 투구 폼이 만들어낸 착시 현상이라 생각한다. 더구나 정대현의 공은 상화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인다.

정대현의 매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단순하다. 특별한 공략 방법을 가진 구단이 없다. 필자도 현역시절 가장 상대하기 싫은 투수가 정대현이었다. 감독이 대타로 교체해주길 은근히 바랐다.

정대현은 기록적으로도 훌륭하다. 최근 5년 성적을 기준으로 피안타율(0.202)과 평균자책점(1.44) 1위다. 이닝 당 투구 수도 15.2개로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경기당 평균 1이닝을 소화하는데 혹사만 없다면 롯데의 뒷문은 당분간 튼튼할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정대현이 친정팀 SK를 상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이다. 이는 가을야구 최고의 관전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대현의 매직은 플레이오프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가 팀 동료들이 얼마나 정대현에게 등판 기회를 마련해주느냐에 달렸음을 의미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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