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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교육감 "한글날 법정공휴일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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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영규 기자】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이 9일 한글날(566돌)을 맞아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가결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에 대해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라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로 복원하는 것은 권력과 자본의 논리로 무시당한 우리 문화의 총체인 한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아주 뜻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곤 교육감 한글날 메시지 전문>

오늘은 제566돌 한글날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오늘 국정감사에 앞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고 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
또 며칠 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지난 1차 대회에 이어 또 다시 1위에 올랐다는 뉴스도 보도되었다. 한글의 우수성이야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세계 각국의 언어 학자들이 모여,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쓰거나 타국 문자를 차용·개조해 쓰는 27개 참가국 언어를 대상으로 문자의 우열을 가린 공식대회의 결과라고 하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글자이니까 무조건 한글이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글의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성남 보평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어느 대선후보에게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의 삶과 얼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글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과 자부심이 대견스러웠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글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의 한글날 인지율이 32.7%에 그쳤다는 안타까운 통계를 생각하니 더욱 그러하다.

언어학자들은 소리를 이용해 문자를 만들어낸 한글 창제는 세계 문자사(史)에서 혁명적 사건이라는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한다. 또한 한글이 우리 문화의 총체라는 것은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의 탄압을 이기며 발전해 왔다는 데에서도 그 의의를 분명하게 찾을 수 있다.

아일랜드는 1937년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헌법에 고유어인 게일어를 제1공용어, 영어를 제2공용어로 명시하는 등 부흥운동을 본격화했지만 현재 일상적 사용자는 국민의 2.6%인 수만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학자들은 그 원인을 게일어를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도록 체계화하고 이론화하는 데 실패한 데서 찾는다고 한다.
한글은 일제에 의해 혹독하게 탄압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글은 뛰어난 한글학자들에 의해 손쉽게 익힐 수 있도록 토대와 체계를 마련한 덕택으로 오늘날까지 이렇게 건재하다. 60여년의 분단 속에서도 남북이 소통에 지장이 없는 건 그 때문이다. 그렇게 지켜 온 한글이다.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시킨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단순히 노는 날을 하루 더 늘린다는 뜻이 아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일인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복원하는 것은 권력과 자본의 논리로 무시당한 우리 문화의 총체인 한글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을 뜻한다. 무분별한 외래문화의 유입으로 그 유래와 정체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언어들이 한글을 대신해 우리들의 일상과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요즘이다. 따라서 한글날의 복원은 단순히 법정 공휴일 재지정 이상의 정신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언어는 곧 사람이며 세계다. 그 자체로 개인과 집단의 정서와 가치와 철학을 드러내는 기호체계다.
566돌 한글날을 맞아 선생님과 학생 여러분께 한글 사랑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더욱 깊게 가져 줄 것을 부탁드리고자 한다.
우리의 언어인 한글을 갈고 닦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더욱 깊고 풍부하게 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2012년 10월 9일
경기도교육감 김 상 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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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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