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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천계영의 촉촉한 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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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On Style 목 밤 11시 10분
만화가 천계영이 멘토가 된 어제의 <소나기>가 시선을 잡아끈 건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만화가라는 이야기하기 좋은 타이틀을 쇼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신 칩거에 가까운 직업의 특성 상 옷을 차려 입을 일도 흔치 않은데다 “너무 옷을 못 입”던 그녀가 누군가에게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정도의 호소력 있는 스타일리시한 만화 캐릭터를 그렸다는, 쉽게 납득되지 않은 둘 사이의 공백에 집중하면서 쇼는 매력을 걸쳤다. 세상과 단절된 채 하루 16시간 이상 일만 하던 그녀가 패션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하면서 옷은 자신이 직접 입어봐야 알 것만 같았고 옷은 그녀를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보게 이끌었다. 생활 방식, 삶의 지향과 새롭게 교신하고 화학 반응을 일이키는 창구로서의 옷 입기는 패션이 총체적인 삶과 조우하는 것이자 <소나기>가 내세우는 ‘라이프 멘토링’에 힘을 실어준다.

그래서 <소나기>에는 수많은 패션 프로그램들이 말하는 유형별 맞춤 스타일 제안 대신 “전문가도 아니고 옷을 잘 입는 것도 아닌” 멘토가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꼼꼼한 기록 속에서 쌓아 온 패션의 의미와 연출의 묘를 아는 범위 내에서 무리 없이 들려줬다. 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지 정형화된 패션의 트렌드에 몸을 맞추는 게 아니라 “내 몸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자신의 몸의 디테일을 읽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패션은 미지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발견 가능한 세계로 진입한다. 천계영이 직접 작성한 “코디노트”나 단점 보완 리스트 등은 만화가의 작업 노트인 동시에 한 사람의 진솔한 일기장을 마주하게 했다. 천계영을 통해 패션은 시행착오나 성공의 이분법으로 설명될 수 없는 발견의 여정이 됐고, 한 사람의 삶을 엿보게 하는 매개체가 됐다. 그 점에서 <소나기>는 충분히 촉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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