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영표형이나 기현이형이 우리 팀에서 워낙 잘하지 않았나. 덕분에 팬, 구단, 동료 선수들 모두 내게 잘 해준다.”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알 힐랄)가 1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 72분간 활약했다.
유병수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랜만에 한국에서 뛴 경기인만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2차전 홈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끝난 게 아니다. 준비 잘해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패인으로는 원정의 불리함을 꼽았다. 유병수는 “이곳에 온 뒤 계속 비가 와 훈련도 제대로 못했고, 그라운드 적응에 애를 먹어 경기 초반에 어려웠다”라며 “이른 시간에 실점한 탓에 당황한 탓도 있었다. 후반엔 경기력이 올라왔는데 몇몇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알 힐랄은 과거 설기현(인천), 이영표(밴쿠버)가 활약했던 사우디 아라비아의 명문 클럽. 두 선수 모두 당시 기량과 태도 면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당연히 한국 선수에 대한 사우디 측의 인상도 좋을 수밖에 없었고, 이는 낯선 타국 리그에 적응해야 했던 유병수에게 큰 이점이었다.
유병수는 “(이)영표형이나 (설)기현이형이 우리 팀에서 워낙 잘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뒤 “그 덕분에 팬들은 물론 구단, 동료 선수들 모두 형들에 대했듯 똑같이 내게 잘 해준다”라며 웃어보였다.
한편 이날 유병수는 경기 시작 전 김신욱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별 얘기는 안 했고, 워낙 친한 사이고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물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알 힐랄에서 같이 뛰어보자고 얘기한 건 아니다"라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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