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어제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또다시 낮췄다. 불과 한 달 새 두 번이나 끌어내렸다. 지난달 말에는 3.8%에서 3.5%로 내린 바 있다. OECD는 1년 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했고 그해 11월에는 3.8%로 고쳤다. 1년 새 세 차례에 걸쳐 1.2%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OECD는 한국 경제의 상황은 괜찮지만 세계 경제가 나빠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방 경제체제여서 외풍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OECD의 점잖은 평가는 립서비스처럼 들린다.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4.3%에서 4.0%로 낮춘 게 하나의 예다.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 전망치(4.2%)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나라 바깥의 상황만 불안한 게 아니다. 가계부채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무역은 오그라들고 내수는 얼어붙었다. 그런데도 정부나 경제계에서 위기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떨어져도 무덤덤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올해 성장률은 목표치 3.7%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하방압력이 크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3.7%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수정하겠다는 것인지, 대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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