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비난' 목소리 확산… 당 안팎서 포위된 '이·박 투톱체제'
원탁회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 내부 경선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없으며 4월 25일 오찬 역시 그러한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해찬 상임고문과 지난 25일 오찬 모임을 한 원탁회의가 이러한 구상의 '출발지'로 의심받고, 원로들의 '월권' 논란이 일자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 이 상임고문 측은 25일 오찬 자리에서 원로들의 제안과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설명해왔고, 박 최고위원은 26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탁회의의 공동의견을 전달받았고 이를 뿌리치기 어려웠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내의 역풍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지역·계파가 아닌 가치 중심의 당 혁신을 요구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고, 호남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민주·진보 진영의 성공적 통합을 촉구하며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장세환 의원도 "역할 분담론은 당권경쟁에서 패할 경우를 생각하는 친노와 박 최고위원의 패배주의적 사고가 맞아떨어진 야합의 산물"이라며 "밀실야합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영원한 역사의 죄인으로 남고, 대선에도 필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김한길 당선자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여론이 불리하다고 원로들을 자꾸 끌어들이는 건 문제"라고 비난했다. 남윤인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로들의 주문은 단합이지 담합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원탁회의는 지난해 7월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자며 진보성향의 재야원로 21명이 만든 회의체다. 시민사회 진영과 한국노총까지 참여한 현재의 민주당 창당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고, 4ㆍ11 총선 당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동시에 압박해 야권연대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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