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숭의동 소재 W아파트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주민들 불안 호소에도 책임지겠다는 곳 없어
인천 남구 숭의동 309-23 소재 W아파트에 사는 주민 김모(52)씨의 호소다. 지은 지 10년도 안 된 아파트가 지반 침하로 점점 기울더니 이젠 외부에서 보기에도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기울기가 심해져 언제 건물이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에 사는 18가구의 입주민들은 최근 들어 아파트 계단마다 균열이 생기고 집 안의 문틀이 틀어지는가 하면 새벽에 금가는 소리가 들리는 등 기울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은 심하지 않아 몰랐는데, 최근 지반 침하가 더 심해지면서 알게 됐다"며 "찾아 오는 이들마다 기울기로 인해 어지러움증을 호소한다. 이사를 가고 싶어 인근 부동산에 집을 내놔도 소문이 나 팔리지 않는다"라고 탄식했다.
주민들은 관할 남구청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 씨는 "조사 결과 건축 당시 지질 조사 한 번 없었고 파일도 박지 않았으며, 감리업체가 현장에 한 번도 나와 보지 않고 감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전 조사도 입주민들 입회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믿을 수 없다. 자체 조사 결과 준공 직후부터 기울어짐이 시작됐는데도 엉터리 준공 허가가 난 만큼 구청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양 측의 시각차가 뚜렷해 일단 구청의 건축물 안전 자문단을 통해 건물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결과 당장 위험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왔다"며 "주민들의 불안과 재산상 피해를 감안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구 숭의동 309 일대에는 지난해에도 완공 단계인 9층 신축 빌라가 기울어진 것이 발견돼 시공업체가 부랴부랴 보강 공사를 벌이는 등 지반 침하로 인한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잦다. 남구청 측은 매립지였던 이곳의 지반이 약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얼마전부터 반경 200m 지역의 건축 허가시 지질 조사 보고서 첨부를 요구하는 등 건물 신축을 제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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