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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운동 가던 공원이 독극물 투성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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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옛 미군기지 부영공원 토지 오염 조사 결과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매일 아침에 건강을 위해 공원에 나가 달렸는데, 중금속ㆍ다이옥신을 들이 마신 꼴이 됐다".

인천 부평구 옛 미군부대 자리인 '부영 공원'인근에 사는 한 주민의 호소다. 옛 미군부대 자리여서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는 들었었지만 실제 최근 시민단체ㆍ부평구청의 조사 결과 독극물 수준의 심각한 오염 물질들이 뒤범벅 돼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공원을 즉시 폐쇄하는 한편 정확한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원과 바로 옆에 어린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까지 오염이 확산돼 있을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22일 부평구에 따르면, 옛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주변에 위치한 부평 공원에 대한 토지 오염 조사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ㆍ벤젠(Benzen)ㆍ중금속 등으로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토지 오염 조사를 담당한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월29일 부영 공원 등 캠프마켓 주변 지역에서 채취한 토양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지난 18일 발표했다.
44개 지점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 225건을 유류ㆍ유기용제ㆍ중금속 성분 등 13개 항목으로 분석했는데, TPH는 11개 지점에서 기준치(500mg/kg)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이 심각한 지역은 7656mg/kg로 기준치의 15배를 초과했다.

크실렌(Xylene)의 경우도 3개 지점에서 1지역 기준치를 초과했다. 최고 농도는 35.98mg/kg(기준치 15mg/kg)으로 나타났다. 크실렌은 합성수지나 합성섬유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독성 물질이다.

아연(Zn)의 경우도 최고 농도가 737.57mg/kg(기준치 300mg/kg)까지 나타났다. 납(Pb)은 최고 농도 1226.77mg/kg(기준치 200mg/kg)까지 검출됐다.

농어촌공사는 유류와 중금속(PbㆍZn) 오염은 과거 미군과 한국군 수송부 활동 지역에서, 크실렌 등은 과거 미군 막사와 창고 건물 지역에서 주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표적 환경 오염 유독물질인 '다이옥신'이 E심도(=지하 5~6m 지점)에서 발견됐다. 생물학적 테스트(스크린 테스트) 결과, 부영공원 조사 지점 대부분에서 다이옥신 반응을 보였다. 캠프마켓 3번 게이트(부영공원 입구) 인근 지점에선 최대 229.9pgTCDD-Egs/g로 나타났다. 100pgTCDD-Egs/g 이상을 초과하는 지역도 여러 곳으로 분석됐다. 전체 시료 중 1/3이 넘는 17개 시료에서 우리나라 평균 오염치인 2.280pg-TEQ/g보다 높게 나왔다.

이와 함께 자칫 부영공원 인근 초등학교까지 오염됐을 가능성까지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서 부영공원 주차장 부지가 상당히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산곡남초등학교와 10m 이내로 인접해 있어 유류 등이 빗물ㆍ지하수 등으로 흘러 산곡남초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 측도 "(산곡남초) 경계부까지 오염 징후가 나타났다"며 "지표지하수의 수리구배(=수면의 기울기)를 따라 오염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즉각적인 공원 폐쇄와 정밀 조사 및 정화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을 내 "현재 부영공원을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부영공원을 즉각 폐쇄하고 부평구와 환경부에서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납득할 만한 행정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법적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부평 주민 일부는 지난달 부평미군기지 주변 지역의 오염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국방부장관과 환경부장관을 직무유기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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