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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오락가락 방산정책, 수출전략 다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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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말레이시아의 날씨는 변덕 그 자체다. 오전에는 강한 햇볕에 옷이 땀으로 범벅된다. 오후에는 열대지방 특유의 소나기인 '스콜'이 내려 옷을 또 한번 젖게 만든다. 더워서 당황하고, 비 맞아서 놀라고, 날씨에 적응하지 못하면 하루종일 짜증스럽다.

이런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방산전시회에 참가한 이들. 바로 두산DST,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풍산 등에서 참가한 기업인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방위산업 수출의 최첨병이기도 하다.
전시회의 기대주는 올해 초 영국에 군수지원함 4척을 수출한 대우조선해양이다. 영국 국방부는 2016년까지 3만7000t급 군수지원함 4척을 건조하는 일명 마즈(MARS) 사업 대상자로 한화오션 을 선정했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국내 조선업계의 방산수출 역사상 단일 사업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인 7억달러(한화 기준 7987억원) 규모의 수출이 이루어진다.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수출 전략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자국이 섬나라인 특성상 테러, 해적 등 해상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해군군사력을 현대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함정, 잠수함 등 최신예 해군전력증강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2001~2010년 동안 총 39억달러 수준의 무기를 수입했다. 2005년~2009년 말레이시아의 무기수입은 연평균 98.92%라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9년에는 대규모 사업으로 인해 15.9억달러규모의 무기를 수입했다. 무기수입액으로만 본다면 세계 3위다.
방위산업은 어느새 우리나라의 전략 수출 품목으로 부상할 만큼 성장했다. 올해 목표액은 30억달러다. 말레이시아 전시회는 이같은 위상을 재확인해 준 자리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2% 부족한' 국내 방위산업 수출 정책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정부가 방산기업과 방사청의 유착관계를 공공연하게 거론하면서 방산기업들이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기업인은 "애써 무기를 개발해 놓고도 우리 군에서 조차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무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수출을 고려한 전략이 절실한 이유다.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바이어들은 한국무기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제로 한국군이 사용하는 지" 여부를 꼭 확인하곤 했다.

방위산업품목의 수출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안보와도 직결된다. 하지만 기업 이윤이라는 관점에선 미미하다. 때론 손해를 보고도 개발해야 할 상황도 있다. 기업 입장에선 '계륵'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의욕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단기적인 수출 성과가 아닌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이 필요함을 말레이시아 방산전시회에서 절감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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