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가지각색이지만 유사 이래 금수강산이라 불리며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해온 우리나라에서 물은 언제나 '물' 그 자체였다. 마시고, 밥을 짓고, 차를 끓이고, 약을 달이고, 병을 치료하기도 하며, 곡물을 키우는 등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삶의 근원이었다. 목마른 나그네는 마을 어귀에서 한 바가지 우물물로 사시사철 목마름을 해소했고, 한여름 동네 아이들은 실개천에서 멱을 감으며 천진하게 발장구를 쳤다.
물시장의 선점 여부가 향후 국력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랑스, 일본 등 물산업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강국도 자국 내 물산업 육성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수돗물 품질과 서비스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해수담수화 등 일부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이미 인프라 구축 등이 거의 완료돼 시설 건설 및 기자재 등 관련 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이미 성장의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물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유일한 선택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막여과 및 지능형 상하수도 등 미래 기술력 확보에 힘쓰는 한편 각종 전시회, 세미나, 회의 등을 활성화시켜 우리의 기술력과 기업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사례로 올 9월 부산 국제물협회(International Water Association) 총회를 시작으로 2015년 세계 물포럼(World Water Forum)을 유치해 국내 물산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민관과 산학연이 합심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는 19~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 물산업 전시회인 '워터코리아(WATER KOREA)'에 해외정부 인사와 바이어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물산업의 경쟁력을 알리고 민간 기업들의 실질적인 판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번 'WATER KOREA'의 성공적인 개최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되기를, 다가올 백 년 한국이 세계 초우량 물산업 강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것이 결코 허망한 꿈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 옛날 풍성한 생명을 가꾸던 우리 조상들의 맑은 정신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맑고 깨끗하게, 높이 넘실거리며 삼천리 금수강산 이곳저곳에 물산업 발전의 꿈을 실어 나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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