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꿈의 사업…쓰디쓴 폐업
한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꿈의 사업'으로 꼽히던 커피전문점이 올 들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지난해 말 "2012년 국내 커피전문점이 수요보다 많아져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이제 점점 문 닫는 곳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집 걸러 커피전문점이 생기다보니 문제점도 적지 않다. 같은 상권 내에 10곳 이상 몰리다보니 이 중 한 두 곳은 결국 폐업하고 있는 것. 또한 비싼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쫓겨나다시피 자리를 뜨는 경우도 속속 생기고 있다.
◆수지타산 맞지 않아 곳곳서 철수="주위에서 커피숍 차리겠다고 하면 말리세요." 홍대에서 개인커피숍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작은 커피숍을 찾는 고객들은 솔직히 '싼 맛'에 오는데 1000~2000원에 팔아서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홍대에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E커피전문점의 일매출은 8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임대료, 인건비, 전기세 등을 뺀 순 이익률은 20% 정도. 하루 16만원 버는 셈이다.
충무로에서 영업하던 한 커피전문점은 최근 문을 닫았다. 가게 통 유리창에는 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건물주한테 쫓겨났다는 내용의 호소문이 붙었다. 인접한 한 커피전문점 사장은 "커피전문점이 장사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지 건물주들이 커피전문점이 들어온다고 하면 임대료를 올린다"며 "본래 사진관이 있었던 자리도 커피숍이 들어서니 보증금이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국내 승산없다, 해외로 가자=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올해 국내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페베네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 해외 1호점을 개장했다. 연내 전 세계 8개국에 진출, 해외 로열티로만 1000만달러(113억원)를 벌어들일 계획이다. 해외 4개국에 매장 12개를 운영하고 있는 탐앤탐스 역시 태국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9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며 이밖에 할리스커피ㆍ엔제리너스도 중국ㆍ베트남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ㆍ경기 지역의 입점할 만한 상권에는 '찰 만큼 찼다'고 본다"며 "지방 소도시 혹은 해외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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