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시법인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제정하여 2013년까지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그 노력이 피부에 와닿는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의 청년실업 현상의 원인이 국가 차원에서의 불경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는 산업사회가 새로운 지식사회로 변화하며 겪는 과도기 안에서 기존 직업군과 교육이 새로운 시대의 요청에 미처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융합과는 거리가 멀다. 말로는 많은 분야가 서로 융합해야 한다고 하고 또 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갈 길을 정하지 못한 고등학생들을 문과와 이과로 나눠서 교육하고 있다. 작년 지식경제부가 국회에 상정하여 올해 4월에 제정된 산업융합촉진법은 그나마 정부가 융합시대를 정책적으로 본격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실행이 잘 안되고 있다.
애플 DNA, 폴라로이드의 탄생과 같이 과학기술과 인문학, 예술의 융합이 자연스러워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육성하면서 학생들이 이러한 분위기 안에서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실패도 해 보고, 그럼에도 다시 도전해 보는 사회와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의 떠남을 애석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중에서도 그의 혁신성,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그 부분에서 그가 우리를 위해 이룰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더 이상 가질 수 없고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가 사망하고 며칠 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는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어 우리의 사회적 풍토, 조직의 풍토가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는 의식을 발휘하게 만들기에 부정적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한미영 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 위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