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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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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4회 JTBC 월-화 저녁 8시 45분
여자와 함께 길을 걸으며 시답잖은 장난을 치고, 처음 보는 간식거리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처음 보는 불꽃놀이 앞에서 ‘이게 꿈이냐’고 묻는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가 4회에서 보여준 강칠(정우성)과 지나(한지민)의 데이트는 상투적인 멜로 에피소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강칠의 퇴화된 감각을 되살리는 재생의 서사이기도 하다. 16년간 감옥에 갇혀 관계 맺고 욕망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강칠에겐 모든 게 신기하다. 지나의 긴 머리와 큰 눈, 하얀 피부와 가는 손가락이 신기하고, 효숙(김민경)의 아이 앞에서 마치 아기라는 것을 처음 본 사람처럼 즐거워한다. 강칠은 그렇게 잠들어 있던 감각을 흔들어 깨운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영화관, 노래방, 놀이공원, 동물원 가기, 기차타기, 엄마랑 여행 가기.”

물론 간암이라는 극한상황 앞에서 버킷리스트를 채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욕망의 리스트는 불꽃놀이 앞에서 “이런 거 많이 보려면 앞으로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삶에 대한 욕망을 각성한 후에 가능한 일이었다. 잃어버린 생의 감각을 찾는 과정은 삶을 긍정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아들 정(최태준)의 간을 이식 받자며 ‘엄마 생각’하라는 국수(김범)의 설득에도 흔들리지 않던 강칠은, 국수가 “16년만의 사제 햇빛”을 언급하며 너무도 생생한 감옥 밖에서의 삶을 환기시키자 그제야 국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 재생의 서사에서 강칠에게 생의 감각을 복원시켜 주는 ‘운명의 여자’ 지나의 직업이, 들판의 덫을 치우고 다친 동물을 살리는 수의사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래서 <빠담빠담>은 멜로물인 동시에 노희경 작가의 전작들이 그랬던 것처럼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이다. <빠담빠담>은 상투적일 수 있는 멜로의 요소들을 재료로, 삶은 ‘흰 별인지 검은 별인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 않느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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