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통화스왑 협정의 의미
국제결재은행(BIS)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조치는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는 유럽계 은행들에 대한 달러 공급으로 사실상 미국 자본의 유럽 자본에 대한 '구제 금융'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가 당장 효과를 거둘지, 장기적으로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이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UBS의 지오프리 유와 크리스 워커 투자전략가는 "오는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부채 국가들을 돕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데 실패한다면 이번 조치에 따른 낙관론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 모건은 이번 조치를 언제 이 프로그램이 실행될지 언급이 없으며, '위기가 더 심화될 때를 대비'한 back-up 플랜으로 보아야 하고, 미국은행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분석 보고서에서 "왜 지금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는지, 그럴만큼 현 위기가 심각한 상태에 도달한 건지 의문"이라면서 "이번 조치로는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중앙은행들이 '싼 돈'(cheap money; 통화 발행)으로 세계 금융시스템을 홍수로 잠기게 하기로 결의했다고 비꼬았다.
이 신문은 지금 현 국면에서는 연준은 ECB 보다는 자유롭게 돈을 찍어낼 수 있지만 만일 '둠스데이'(종말의 날, 유로화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연준과 미국 국민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즉 어마어마하게 풀려나간 달러화가 인플레이션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디언지는 이번 조치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마약 주사 한 방' (a shot in the arm)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경제 분석가인 피터 시프는 이번 조처가 "부채에 시달리는 유로존 국가들을 돕기 위한 것이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부채로 무너지고 있는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달러화 약세, 금값 폭등,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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