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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격투가들의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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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수-목 EBS 밤 10시 40분
과거의 프라이드와 최근의 UFC를 비롯해 종합격투기는 언제나 익스트림 스포츠의 영역에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종합격투기 선수를 다룬 어제의 <극한직업>은 ‘극한’이라는 수식을 굳이 증명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은 약속된 체급에 맞는 체중을 만들기 위해 며칠을 물만 마시며 버티고, 그렇게 고되게 만든 몸을 이끌고 링에 올라 인간이 만든 스포츠 중 가장 격렬한 난투를 벌인다. 일본 종합격투기 단체인 CMA 무대에 오른 한국 선수들은 때론 바닥에 쓰러진 상대 일본인 선수를 주먹으로 난타하며, 혹은 반대로 얼굴이 부어오르도록 얻어맞고 암바에 걸리며 경기를 이어간다. 그들을 쫓는 다큐적인 밀착 영상은 그 어떤 스포츠 전문 채널의 카메라워크보다 더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극한’ 현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극한’보다 중요한 건 ‘직업’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과 업으로 삼는 것은 그 무게가 전혀 다르다. 중심 취재원이었던 36살의 가장 육진수 선수는 일본 선수의 홈 어드밴티지 때문에 아쉽게 패배한 뒤 졌다는 사실보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억울해 한다. 방송 마지막에 선수들은 “격투기를 통해 생동감을 느끼는 것 같다”, “목숨을 걸었다”는 조금은 낭만적인 말을 남기지만, 직업으로서의 종합격투기란 결국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링에 오르고 그래서 이겨야 하는 다분히 현실적인 삶의 현장이다. 그래서 링 위를 내려오는 선수에게선 지상 최강을 꿈꾸는 영웅이 아닌 고단한 퇴근길 우리의 얼굴이 겹쳐진다. 너덜너덜 지친 몸, 때론 승리, 때론 패배를 남긴, 그리고 아마 내일도 걸어야 할 그 길을 걷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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