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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한식 세계화 위해 소유욕 버린 놀부 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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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사람에게는 '소유욕(所有慾)'이 있다.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욕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는 원동력이 되고 이를 통해 성공한 삶을 선물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유욕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지난해 타계한 법정스님은 인간들이 끝없이 싸우면서 고통을 얻게 되는 원인을 소유욕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욕망을 버릴 때 더 큰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무소유(無所有)의 정신을 강조했다.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대표하는 한 기업인이 미국의 사모투자 기업에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 논란이 많다. 토종 기업을 외국에 팔아넘겼다는 부정론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는 긍정론이 맞서고 있다.

그 논란의 주인공은 김순진 놀부NBG 회장이다. 김 회장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창업해 24년간 땀과 열정으로 놀부NBG를 국내 최대의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워냈다.

놀부NBG는 놀부보쌈과 놀부항아리갈비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외에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1100억원대에 달한다.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도 양호한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에게 놀부NBG는 평생을 바친 그의 삶이자 동반자이다. 이런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한식의 세계화를 이야기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이 가진 브랜드의 한계성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린 과감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부와 명예만을 쫓았다면 굳이 '미국 놀부'라는 불명예를 얻지 않고서도 방법은 많다. 그가 '미국 놀부'를 택한 이유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김 회장의 의지와 노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토종 한식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기 위해 1991년부터 미국 등으로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6년에는 업계 처음으로 로열티를 받고 일본에 브랜드를 수출했다.

또 2008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1818.2㎡(550평) 규모의 '수라온'을 오픈하면서 한정식전문점의 고품격화와 대형화를 주도했다. 2009년에는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에 '놀부항아리갈비' 매장이 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음식마다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1987년부터 한식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공장을 준공하고 한국음식에 대한 표준화, 전문화, 단순화를 이뤄냈다. 특히 해외 진출시에는 현지의 식생활과 문화, 선호 메뉴 등을 연구해 한식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음식을 선보였다.

이번에 김 회장은 창업주로서 회사에 대한 소유욕을 과감하게 버렸다. 회사는 내 것이 아니고 가맹점주는 물론 한식의 세계화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유욕을 버린 김 회장의 결단이 놀부NBG는 물론 한식의 세계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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