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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계열 부진에 불가피했던 유증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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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 LG전자 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결정한 배경에는 전자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벌어들이는 돈은 줄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부채의 만기와 운영 재원 소요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적자전환 한 LG전자는 올해 누적 순손실이 3212억원이다. 휴대폰 부문의 부진도 원인이지만 계열사의 지분법 평가 손실도 그에 못지않다. LG이노텍 도 3분기 적자로 돌아서면서 올해 누적 5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LG디스플레이 는 올해 누적 순손실만 7816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38%와 LG이노텍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LG전자에게 3분기에만 2600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안겼다.
문제는 LG전자를 포함한 전자 계열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LED)와 액정표시장치(LCD)의 부진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당장 4분기 전자 계열사들의 적자가 확대 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확보는 LG전자에게 당연한 과제다.

하지만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여러 가지 면에서 LG전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56%였던 차입금 비중은 3분기 68%까지 확대됐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151%에서 173%로 늘었다. 실적 개선 시기가 요원한 상태에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증가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입의 규모만큼 이자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단기 차입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 소요 기간도 짧아졌다. 현재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만 각각 1조원을 훌쩍 넘는 회사채를 발행해 추가 발행 여력이 없었다는 점도 회사채 카드를 제한한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LG전자에게 매우 불리한 선택이지만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연초부터 실적 문제로 주가가 곤두박질 친데다 20% 할인이라는 카드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유상증자는 효율적인 자금 조달방법이라고 평가받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LG전자의 재무 상태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로도 분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투자를 위한 증자라기보다는 단기차입금 등에 대한 부담을 대비하는 차원의 유상증자일 것"이라며 "최근 신용등급 강등도 있었고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던 만큼 이 부분을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 담당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유상증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은 주주들의 반발로 어렵겠지만 결과적으로 자금의 상당부분은 전자계열사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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