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아쉽게 놓친 한국시리즈 우승. 하지만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웃었다. 그는 고마워했다. 그 대상은 고군분투한 선수들과 김성근 전임감독이었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패했다. 2년 연속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1승 4패를 기록, 삼성에 아쉽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뒤 이만수 감독대행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의 어깨를 한 명씩 다독여줬다.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을 빠져나간 뒤 그는 외롭게 자리를 지켰다. 환호하는 삼성 선수들을 바라보며 세 차례 긴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그라운드로 달려 나가 류중일 감독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그는 선수들이 보여준 포스트시즌 저력에 연거푸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이 대행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기록”이라며 “여기까지 온 것도 감사하고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쉬움이 있었다. 감독대행을 맡은 뒤 받았던 비난 세례다. 이 대행은 “내 야구인생에 있어 올해 나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가족들이 충격을 받아 울기도 했다”며 “솔직히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은 건 선수들 때문이었다. 그는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지켜야한다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이 자리까지 왔다”며 “내 임무는 이제 끝났다. 가족과 편안하게 남은 인생을 생각해봐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시즌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감독을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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