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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거선도 침몰시킬 작은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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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1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포세이돈은 샘을 선물했지만, 도시는 올리브를 선물한 아테나에게 봉헌되고, 포세이돈은 분노해 홍수를 일으켰다. 지혜와 위엄을 건 신화 속 대결이 드라마 속에서는 반대로 재현되고 있다.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지혜롭지 못한 NTS의 활동으로 개연성을 잃었다면, <포세이돈>은 처음부터 빈약한 볼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해양 블록버스터를 내세웠으니 스케일이 커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스케일에 집착하지 않아도 괜찮을 부분마다 과도한 카메라 워크와 시각 효과에 대한 강박을 드러낸다. 가령 초반 최희곤이 탄 배를 쫓는 장면에서 굳이 티 나는 CG로 정찰기를 구현하거나 밀수품을 담는 안동출(장원영) 일당을 줌으로 빠르게 당길 때마다 ‘쉭’거리는 효과음을 넣는 건 현란하다기보다는 민망하다. 불필요해 보이는 과시는 더 없어 보일뿐이다.

이건 지엽적인 약점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최희곤이라는 거물 악당을 놓고 움직인다. 무기와 마약, 장기가 밀매되는 것도, 권정률(이성재)의 아내가 죽은 것도, 김선우(최시원)에게 트라우마가 남은 것도 모두 최희곤 때문이다. 탐욕과 부정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지우고 하나의 절대 악을 내세운 설정은 리얼리티를 살린 것이 아니라 장르의 전형적인 설정에 가깝다. 장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설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후자라면 이런 설정을 유지하기 위해 매력적인 착시를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포세이돈>은 처음부터 그에 대한 강박을 드러내지만 어느 장면 하나 시선을 끌지 못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것은 지엽적 문제가 아니다. 작은 구멍이라고 무시하면 거대한 선박도 침몰한다. 방법은 구멍을 막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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