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깨끗한 환경’과 ‘돈벌이’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별개의 문제로 치부돼왔다. 과연 그럴까.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청정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으로 돈방석에 앉은 억만장자 10인을 최근 소개했다.
여기 소개한 억만장자 10인 가운데 두 사람이 소유한 기업은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시장가치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 산정했다.
리스트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무려 네 명이 중국인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관련 산업의 온상으로 자리잡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크리스티 월튼=2005년 6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소매업체 월마트 상속자인 존 월튼의 부인. 존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 솔라에 일찌감치 투자했다. 태양광 패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퍼스트 솔라의 현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약 13조 원)에 이른다. 기업공개는 2006년 단행됐다.
◆알로이스 보벤=독일 태생의 엔지니어로 1984년 터빈 제조업체 에네르콘을 설립했다. 에네르콘의 현 매출 규모는 43억 달러. 30개 국가에 에네르콘의 터빈이 가설돼 있다.
◆주궁산(朱共山)=폴리실리콘 제조업체 GCL 폴리 에너지의 회장.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 꼭 필요한 재료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GCL 폴리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배로 뛰었다. 주 회장의 순재산 규모는 지난 2월 중순 24억 달러에서 최근 33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물론 GCL 폴리의 주가가 급등한 덕이다.
◆왕촨푸(王傳福)=배터리 제조업체 BYD(比亞迪)의 회장. BYD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로 명성을 얻고 있다. 2008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BYD에 투자하자 BYD는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홍보효과를 봤다.
◆루벤스 오메투 실베이라 멜루=세계 최초로 에탄올 덕에 억만장자가 된 브라질 기업인.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가족 소유의 사탕수수 가공 공장을 브라질 최고의 사탕수수 가공업체인 코산으로 키워냈다. 코산은 지난해 메이저 석유업체 셸과 대규모 합작기업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한쥔량(韓俊良)=중국 최초로 풍력사업 덕에 억만장자가 된 기업인. 지난 1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노벨 윈드 그룹(華銳風電科技集團)의 회장.
◆우젠룽(吳建龍)=태양광전지 제조업체 ‘저장 선플라워 라이트 에너지’(浙江向日葵光能科技有限公司)의 회장으로 홍콩에 거주한다. 선플라워는 지난해 8월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우 회장은 지난달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처음 선보인 이래 순재산이 2억 달러 늘었다. 물론 급등한 선플라워 주가 덕이다. 선플라워는 중국 동부 저장성에 자리잡고 있다.
◆아디 고드레지=인도의 억만장자.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여의도 면적에 조금 못 미치는 땅을 ‘수나바이 피로지샤 고드레지 해양생태센터’로 탈바꿈시켰다. 해양센터 방문객은 맹그로브 숲, 해양 아쿠아리움을 돌아다니며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웨이원위앤(尉文淵)=상하이증권거래소 임원 출신으로 시노벨 윈드 그룹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시노벨은 지난해 중국 국영 국가개발은행과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비노드 코슬라=자신이 이끄는 벤처캐피털업체 코슬라 벤처스를 통해 청정 에너지 및 청정 재료 관련 40개 기업에 투자해왔다. 그가 투자한 태양열 에너지 시스템 제공업체인 ‘오스라’는 지난해 프랑스 원전업체 아레바에 매각됐다. 바이오연료 제조업체 아미리스는 지난해 후반 증시에 상장됐다. 톱밥을 디젤과 가솔린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는 키오르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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