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보행로 등 마무리 공사작업 한창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원래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돼 있었다. 15일 찾은 충남 연기군 '금강살리기 세종지구'에는 봄비 대신 간혹 모래바람이 불었다. 1년전 심어놓은 개나리며 매화 등 꽃들이 피어난 모습도 드문드문 보이지만 아직은 휑한 모습이다.
차윤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봄비가 왔으면 좋았을걸..."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가 와야 강 주변에 심어두었던 각종 싹에 움이 나고, 잎이 나 생명이 자라는 강의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지구 2공구 시공을 맡은 두산건설의 최승권 현장소장은 "오는 7월이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지금은 민둥산처럼 휑하게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억쇠, 갈대 등이 자연스럽게 우거지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강의 준설 공정률은 98%다. 원래 사업기간은 올 12월까지로 돼 있지만 공사기간을 6개월정도 단축해 오는 7월에는 시민들을 상대로 개방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종2공구를 따라 걷다보면 5.2km인 금강과 4.3km인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팔각정자 합강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합강정에서 내려다보는 강의 모습이 3개월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강과 강이 만나는 곳에 생긴 80만㎡ 자연상태의 습지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그대로 보존키로 했다. 공사현장과 달리 푸릇푸릇한 습지 위로 때마침 철새 한마리가 날아간다.
박태균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은 "두루미, 원앙 등 올해는 철새가 작년에 비해서도 부쩍 많이 왔다. 수질이 개선되면, 강물의 개체수가 많아지고, 먹거리가 많이 생기니 철새도 더 많이 오게 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수질자체가 이전보다 20% 가량 좋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이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금남보의 높이도 2.8m~4m 정도로 다른 강에 비해 낮게 잡았다. 보를 세우면 수위가 올라가게 돼 습지가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남보는 세종지구에서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데 맞은 편에는 세종시 첫마을 공사현장이 보인다. 4대강 보 가운데 가장 소박하고 아담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4대강 사업의 핵심으로 보와 준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지천에서 더 큰 홍수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보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남보는 이동보 구간과 소수력발전소 공사 등의 작업만이 남아있다. 특히 최대 60도까지 세울 수 있는 기울기를 실제 58도로 유지해 저층수가 초속 6m로 빠르게 흘러나갈 수 있게 보를 막아서 수질이 악화되는 부분을 보완했다고 한다.
이날 시연 행사에서는 40도 기울기였던 금남보의 가동보 구간이 20분에 걸쳐 42도로까지 세워졌다. 잔잔하게 흐르던 강 물결이 하얀 거품을 내며 순식간에 세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연중 강의 수량이 일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수기에는 물 부족 문제가 항상 나타나게 되는데, 이럴 경우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64%를 넘은 상태다. 이중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금강이 73%, 가장 느린 곳이 낙동강 60%다. 준설은 이미 금강 98%, 한강 95%로 마무리 작업 중으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태환경조성과 수질개선 등을 내세운 4대강 사업의 결과에 대한 평가도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