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출마론에 모호한 입장을 밝혀온 손 대표는 지난 25일 "개인의 승패가 기준이 되는 게 아니라 오직 당의 승리만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이달 말까지 (분당을 후보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출마를 못 박은 발언은 아니지만 한나라당 텃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분당을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내리 3선을 한 곳이자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권에 유리한 지역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제3의 인물이 나오더라도 손 대표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이 없어 대표 출마론은 시간이 흐를수록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초긴장 상태다. 손 대표의 출마로 인해 분당을을 비롯해 강원과 김해을 선거가 휘발성이 강한 정권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 대표의 '대항마'로 유력하게 떠올랐던 '정운찬 카드'는 초과이익공유제 논란과 신정아 파동으로 "여권 내 계륵"(홍준표 최고위원)이 됐다.
여론조사 결과도 비관적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2~13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강 전 대표가 55.1%로 손 대표(32.8%)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서는 손 대표가 8%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정운찬 카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본21의 간사인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은 "분당을 선거에 상향식 공천에 입각한 국민경선을 치러야 한다"며 "이 경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김택수 대표는 "분당을은 평상시 같으면 한나라당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정치적 쟁점화가 되면서 여당에 불리한 구도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 대표의 출마로 분당을 뿐만 아니라 강원도, 김해을 보궐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가게 된다"며 "이 경우 투표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달중 기자 dal@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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